환경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저장탱크·냉각탑 등서 배출 확인, 페인트 기준도 67% 강화

[이투뉴스] 정유·석유화학 공장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저감을 위해 저장탱크나 냉각탑 등에 대한 시설관리기준이 강화된다. 또 페인트 역시 함유량 기준을 강화하는 등 미세먼지 및 오존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고농도 미세먼지 및 오존 발생의 원인이 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발생원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안을 마련, 29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주로 굴뚝 이외의 다양한 시설에서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고 있다. 그 자체로 벤젠이나 1,3-부타디엔 등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 등을 통해 미세먼지와 오존으로 바뀌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미세먼지(PM2.5) 성분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중 유기화합물질 함량이 높은 수준으로, 다량의 VOCs 배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내 VOCs 함량이 수도권(29.2%)보다 영남권(30.7%)이 더 높았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먼저 원유 정제처리업 등 전국 1640곳의 비산배출사업장에 대한 시설관리기준을 엄격히 정하고, 전국 5733곳에 달하는 페인트 제조·판매업체에 대한 페인트 VOCs 함유기준을 이전에 비해 강화한다.

비산배출사업장 시설관리기준 관련 개정안에는 울산산업단지 정유·석유화학공장의 비산배출시설에 대한 실태조사(8∼9월) 결과를 반영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오존주의보 발령과 함께 고농도 미세먼지(PM2.5) 농도가 전국 평균보다 10% 이상 높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영남권 미세먼지 성분은 유기화합물이 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황산암모늄(33%), 기타(16%), 질산암모늄(4%), 원소탄소(3%) 순이다.

실태조사 결과 저장탱크, 냉각탑, 플레어스택에서 다량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배출되는 것을 확인됐다. 다수 저장탱크에서는 통기관, 대기밸브 등을 통해 다량의 VOCs가 방지시설 없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었다.

냉각탑에서는 열교환기에서 핀홀(pin hole)을 통해 유출된 공정 유체가 냉각팬을 통해 그대로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또 플레어스택에서는 과도한 스팀 사용으로 연소부 발열량이 낮아지고, 그 결과 평시에도 다량의 VOCs가 포함된 배출가스가 연소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됐다.    

환경부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에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의 저장탱크, 냉각탑, 플레어스택 등 비산배출시설의 시설관리기준을 강화했다. 우선 현재 고정지붕형 저장탱크에만 적용되는 방지시설 설치 의무를 내부부상지붕형 저장탱크까지 확대 적용한다. 방지시설은 소각처리시설과 회수 후 재이용장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저장시설의 밀폐장치, 맨홀 등에서 누출기준농도(총탄화수소 기준 500ppm)를 초과하는 경우 시설을 보수하도록 하는 관리규정도 도입한다. 또 냉각탑에 연결된 열교환기 누출 관리도 신설한다. 앞으로는 열교환기 입구와 출구의 총유기탄소(TOC) 농도차를 1ppm이하로 관리해 냉각탑에서 배출되는 VOCs의 양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더불어 플레어스택의 평시와 비정상시 관리기준을 강화, 평시에는 VOCs 배출저감을 위해 연소부의 발열량을 일정 기준(732kcal/Sm3) 이상으로 유지하고, ‘광학 가스 이미징(OGI)’ 카메라 등 적외선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 이밖에 비정상시 매연 관리를 위해 광학적 불투명도 기준(40%)을 새로 도입하고, CCTV 설치와 촬영기록을 의무화한다.

밸브, 플랜지 등 비산누출시설에 대한 누출기준농도(총탄화수소 기준)를 현행 1000ppm에서 500ppm으로 강화하고, 벤젠에만 적용되었던 검사용 시료채취장치의 비산배출가스 저감장치 사용 의무를 벤젠 이외의 관리대상물질까지 확대한다. 이 외에도 비산누출시설의 현장 식별 및 위치파악을 쉽게 하기 위해 시설마다 태그(Tag)를 부착하도록 하고, 비산배출 업종에 한국표준산업분류 개정내용을 반영하는 등 일부 부족한 점도 보완했다.

환경부는 이번 기준 강화를 통해 정유·석유화학공장 등 비산배출사업장에서 배출되는 VOCs의 약 48%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인트 휘발성유기화합물 함유기준은 환경오염 현황 및 페인트 제조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2005년 이후 5년마다 주기적으로 강화해왔다. 페인트를 사용하는 도장시설은 VOCs 배출량의 37%를 차지하는 주요 VOCs 배출원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현행 61종의 페인트 VOCs 함유기준을 최대 67%까지 강화하고, 관리대상 페인트도 57종을 새롭게 추가해 118종으로 확대한다. VOCs 함유기준은 톨루엔 등 VOCs가 많이 함유된 유성도료 위주로 함유기준을 강화해 배출저감 효과를 높이고, 페인트 생산을 유성에서 수성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관리대상은 먼저 그동안 배출량이 많음에도 함유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제관용, 목공용, 자동차(신차)용 도료 등 43종을 새로 추가하고, 그 밖에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페인트를 관리하기 위해 각 분류에 ‘기타’ 분류를 신설한다. 이번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면, 도장시설의 VOCs 배출은 약 13% 저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하위법령 개정안의 상세 내용을 국민신문고 전자공청회(www.epeople.go.kr)에 공개하고, 입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국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대기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감소될 수 있도록 관리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물질인 만큼, 적정 관리방안에 대한 사업장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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