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생산종료…해상변전소로 활용, 가스배관엔 전력케이블
SK E&S 등 민간기업도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에 투자의사

▲한국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전경.
▲한국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전경.

[이투뉴스] 오는 2021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해 이 곳에 200MW급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스전 플랫폼을 해상변전소로 이용하는 한편 가스배관은 전력 케이블라인으로 이용하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은 26일 ‘동해 가스전 플랫폼’ 현장을 찾아 풍황계측 라이다 운영 상황을 확인하고, 동해 가스전 플랫폼 재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등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현장방문에는 동해가스전을 운영하는 고규정 한국석유공사 기획예산본부장이 동행했다.

울산시는 2018년 6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동해 가스전 플랫폼과 가스배관 라인을 활용한 ‘200MW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을 위한 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오는 2020년 5월까지 진행되는 조사에는 모두 40여억원이 투입됐으며 해저·해중·해상의 자연환경 조사와 국제법상의 분쟁 여부, 계통연계 방안 등을 확인하는 중이다.

앞서 울산시와 석유공사는 지난 10월 ‘울산 200MW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해가스전 플랫폼에 풍황계측을 위한 라이다 설치를 완료한 바 있다. 석유공사는 향후 1년간 측정·분석한 풍황계측 자료를 울산시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오는 2021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을 해상변전소와 풍력단지 O&M을 위한 현장기지로 활용하고, 육지까지 이어진 가스배관은 전력을 연결하는 케이블라인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현행 법령상 2021년 6월 석유공사의 동해가스 채취권이 종료되면, 다른 해저조광권자 또는 국가가 인수하지 않을 경우 원상회복을 위해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를 부유식 해상풍력 거점으로 조성할 경우 동해가스전 인프라를 철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할 경우 해상풍력발전의 사업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판단이다. 울산시의 이같은 구상에 산업부와 석유공사 등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목표 달성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는 부유식 해상풍력이며, 울산의 조선산업 인프라와 동해가스전 플랫폼을 활용한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은 세계적으로 선도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울산시청에서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사업 추진위원회’ 및 ‘민간투자사 간담회’가 열리는 등 동해가스전 외에 울산 앞바다에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짓겠다는 민간사업자들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민간투자사 간담회에는 SK E&S와 덴마크 CIP가 합작한 SK E&S-CIP와 영국계 재생에너지 투자사인 GIG, COENS와 스웨덴 Hexicon AB와 합작사 CoensHexicon, WPK(Wind Power Korea)가 참여했다. 해당 기업들은 이날 해상풍력 단지의 위치, 규모, 사업기간, 추진일정 뿐 아니라 향후 투자계획과 지역기업 활용 및 상생협력 방안 등을 발표한다.

민간투자사들이 사업대상 지역으로 꼽는 곳은 울산 앞바다 동해정 지역과 그 주변으로서 동해정은 2015년까지 육상폐기물 해양투기 지역이었던 곳이다. 이들은 내년부터 울산 앞바다 풍황 계측을 하고, 사업 타당성 분석을 통해 우선적으로 200MW급 실증 단지를 조성한 후 투자사별로 2030년까지 1∼2GW급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국산화 기술개발’과 ‘민간주도 발전단지 조성’을 병행하는 두 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해상풍력 국산화 기술개발은 2016년부터 750kW 부유식 해상풍력 파일럿 플랜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올해 5MW급 부유식 대형 시스템 설계기술 개발과 200MW 해상풍력 실증단지 설계가 진행 중이다.

정부 및 울산시가 앞장서는 사업 외에도 이날 4개 투자기업군이 울산 앞바다에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사업구상을 밝힘에 따라 민간부문 투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1월 울산을 찾은 영국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마크 둘리 회장과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락처 파트너스(CIP) 야콥 풀슨 회장은 “울산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기에 최적지이며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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