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이나 30원/㎏ 인하 전망…각사별 ㎏당 75~78원 인하
원가요인과 별개로 유류세 체감도 등 여러 요인 복합작용

[이투뉴스] 당초 동결이나 잘해야 30~40원 정도 내릴 것으로 점쳐졌던 12월 국내 LPG가격이 80원 가까이 내렸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기에는 국제LPG가격(CP) 및 환율 등 원가요인과는 별개로 타 연료와의 경쟁력을 감안한 마케팅 전략과 유류세 인하에 따른 상대적 체감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LPG수입사 간 시장점유 리딩 컴퍼니로서의 신경전도 한 요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21일부터 적용되는 LPG가격 조정에 먼저 포문을 연 건 SK가스다. SK가스는 거래처에 공급하는 12LPG공급가격을 프로판, 부탄 모두 77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1059.4원에서 982.4, 산업용은 kg1066원에서 989원으로 내렸다. 자동차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송용 부탄은 11kg1451원으로 동결됐다가 지난 6일 유류세가 인하되면서 kg51.87원 내린 1399.13원으로 조정된 뒤 이달부터 77원이 추가 인하돼 1322.13원에 공급된다.

E1은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12월 프로판, 부탄가격을 75원 내렸다.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1057.8원에서 982.8,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kg1064.4원에서 989원으로 조정했다. 수송용 부탄은 kg1450(846,8/)에서 유류세 인하에 따라 지난 651.87원 내린 1398.13원으로 조정된 데 이어 또 다시 75원 내려 1323.13(772.71/)에 공급한다.

GS칼텍스는 LPG공급가격을 kg당 프로판은 78, 부탄은 77원 각각 인하했다. 프로판의 경우 가정·상업용은 kg1059.4원에서 981.4, 산업용은 1066원에서 988원으로 조정했으며, 수송용 부탄은 kg1449원에서 유류세 인하로 지난 6일부터 1397원으로 내린 데 이어 이달부터 1320원으로 조정됐다. S-OILSK에너지도 12LPG공급가격을 각각 kg77원 내렸다.

당초 12월 국내 LPG가격은 동결 내지는 30~40원 정도의 인하가 유력하게 제시됐다. 9월 추석물가 안정을 기대하는 정부의 높은 관심(?)에 따라 인상요인에도 불구 동결시키고, 10월에도 인상요인의 3분의 2 정도만을 반영한 70원 수준으로 올리면서 당 약 20원이 미반영분으로 남았다.

이 같은 미반영분에 CP가 톤당 평균 37.5달러 오르고 환율도 1119원에서 1127원으로 오르면서 11월 인상요인은 70~80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또 다시 어려워져만 가는 경기상황을 감안한 덕분(?)인지 11월 국내 LPG가격은 동결조치가 취해졌다.

그나마 12월에 적용될 CP가 프로판은 톤당 540달러, 부탄은 525달러로 각각 전월대비 115달러, 130달러 내리고 유류세 인하라는 요인이 더해지면서 12월 국내 LPG가격이 동결될 경우 그동안의 미반영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CP 떨어져 운신의 폭 생겼지만 미반영분 부담은 여전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SK가스가 77원 인하라는 카드를 내밀면서 공격적 마케팅에 앞장섰다. 이 같은 선제적 가격인하에는 환율이 지난달 1119원에서 이달 1127원으로 올랐지만 CP11월에 이어 12월에도 톤당 평균 100달러 이상 큰 폭으로 내린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12CP를 프로판은 톤당 445달러, 부탄은 415달러로 통보했다. 이는 각각 95달러, 110달러 내려 평균 102.5 달러 내린 수준이다. 이처럼 국제LPG가격이 계절적 수요기에도 불구하고 톤당 100달러 이상 큰 폭으로 내린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등 대립관계가 여전하고,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미국 원유 생산 및 시추기 수 증가로 원유재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내년 56일까지 6개월간 시행되는 유류세 15% 인하도 LPG공급사의 공격적 가격마케팅에 힘을 더했다는 평가다. 유종별 구분 없이 같은 비율로 내린 유류세로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3, 경유는 87, LPG30원 내렸다. 유종별로 소비자 가격이 4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수송용 LPG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높다. 소비자 가격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예상 밖 큰 폭의 가격인하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다만 LPG공급사 간 이해관계는 다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SK가스는 LPG시장점유 1위 기업으로서 LPG경쟁력을 최우선해 원가요인과 별개로 가격마케팅 행보에 여유가 있을 수 있지만, LPG전문기업인 E1은 가능한 원가요인을 제때 반영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LPG시장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 마케팅이라는 입장이다.

내년 1월 국내LPG가격은 환율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일단 톤당 평균 102.5 달러 내린 CPkg110원 안팎의 인하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달 75~78원의 가격 인하로 지난달 미반영분 당 약 80원을 그대로 안고 가는데다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져 부담이 크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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