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PD 이명기, 청소원 변신 파란만장한 삶 소개

[이투뉴스] 사람의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일찍이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각각 다르다고 했던가. 행복한 가정은 어쩐지 서로 닮은 데가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양각색으로 비참하다고 부연했다.

70년대 MBC의 프로듀서(PD)로 잘 나가던 사람이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고 자영업을 하면서 캐나다로 이민까지 가면서 몸으로 체감했던 숱한 우여곡절을 묶은 책이 나왔다.

청소반장이 된 전직 PD가 새로운 시각으로 성찰한 세상 이야기는 신선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북랩은 최근 MBC와 케이블 TV PD로 일하다 사업 실패 후 청소원으로 탈바꿈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이명기의 첫 번째 책 'PD와 청소반장'을 출간했다.

소설가 이병주는 우리네 인생에는 세 가지 배움을 통해 알게 되는 세 가지 지식이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생이지지(生而知之)’, 두 번째는 학교에서 스승에게 배워서 알게 되는 ‘학이지지(學而知之)’, 세 번째는 고난에 찬 인생살이에서 배우게 되는 ‘곤이지지(困而知之)’라는 것이다.

책의 저자 이명기는 이 중 곤이지지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 20년 넘게 일선 PD로 일하다 노후를 위해 운영했던 자영업에서 쓴맛을 보고 청소원으로 탈바꿈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는 자기 나름대로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그동안 미친 듯이 글을 써왔다. 이 책은 그렇게 쓴 250여 편의 글 중 58편을 골라 책으로 엮었다.

책에 실린 글들은 물질적, 정신적으로 풍요로웠던 지난 시절에는 눈여겨보지 않았으나 청소원이 된뒤 보고 싶지 않았던 세상을 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이 세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글들이다.

우리 사회의 격동적이고 첨예한 이슈를 분석하고 이에 관련된 정치, 역사, 문화 등 동서고금, 장르 불문의 해박한 지식을 동원해 자기만의 생각과 목소리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저자에게는 말할수 없는 시련이었고 미안한 말이지만 성층권에서 흔히 말하는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그는 독서에 심취할수 있었고 글쓰기에 젖먹던 힘까지 기울였는지도 모른다.

사마천이 궁형을 당했기 때문에 불후의 역사서 '사기'가 나왔지 않은가.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나 저자에게는 화려한 인생 20년후에 아무도 모르게 닥쳐온 불운의 시절 20년 책과 함께 하면서 우리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몸소 느끼면서 글쓰기를 통해 다시 행복을 찾는 긴 여정이었다.

저자 이명기는 1953년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나 광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해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1978년 12월에 MBC에 입사한 후 예능국과 교양제작국에서,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케이블 채널 현대방송에서 20여 년간 일선 PD로 일했다. 2000년, 뉴 밀레니엄을 맞아 영상제작업체 (주)이오미디어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에서 4년간 이민 생활을 경험하는 등 부침을 거듭했다.

2014년 3월부터 시작한 청소일이 방송에 이어 제2의 천직이 되었다. 현재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한 건물의 청소반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재욱 기자 ce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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