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앞바다 실험서 구름 발달 및 안개비 관측, 강수에는 미달
실험의 성패 여부 떠나 인공강우 실용화 위한 기술 축적 지속

[이투뉴스] 서해상에 구름을 만드는 씨앗(요오드화은)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함으로써 미세먼지를 저감하려던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일부 구름 발달 및 안개비 등이 관측되긴 했으나 유의미한 강수까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인공강우물질인 요오드화은을 살포하는 모습.
▲인공강우물질인 요오드화은을 살포하는 모습.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원장 주상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지난 25일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킹에어 350)를 이용해 인공강우를 통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분석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기상과학원은 이날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을 전남 영광군 북서쪽 110km 해상에 살포한 후 기상항공기 관측 결과 구름 내부에서 강수입자 크기가 증가한 것이 관측됐으나, 기상선박 및 지상 관측망에서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험 과정에서 일단 기상항공기에 장착된 구름물리 측정장비(구름 입자 및 강수 측정기)로 인공강우 실험 이후 구름내부에서 강수입자 크기가 증가된 것까지는 확인했다. 하지만 인공강우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 영광 지역의 지상 관측망과 기상선박에서는 강수가 관측되지 않은 것이다.

다만 강수로 관측될 수준은 아니었지만 영광 지역에 위치한 모바일 관측차량에서 수분 동안 약한 안개비 현상이 있었으며, 기상선박 주위 해상에 비를 포함한 구름이 목격돼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상항공기 이동경로 및 인공강우물질 살포지역.
▲기상항공기 이동경로 및 인공강우물질 살포지역.

이번 합동 실험에는 항공기를 비롯해 선박과 이동관측차량, 도시대기측정망 등 기상장비와 환경장비가 다양하게 활용됐다. 기상청은 기상위성영상 및 이동관측차량 관측정보 등의 기상조건이 실험에 적합하다고 판단, 오전 10시부터 영광 앞바다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수행했다.

기상항공기는 인공강우 물질(요오드화은)을 살포한 뒤 구름 내부의 강수 입자 변화를 파악했고, 기상관측선은 인공강우 실험효과 관측을 위해 인공강우 실험 지역을 중심으로 기상관측을 펼쳤다. 또 환경과학원은 기상관측선에 장착한 미세먼지 관측 장비와 내륙의 도시대기측정소 등에서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관측했다.

이번 실험은 최종 목표이던 강수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기상청과 환경부가 협업을 통해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영향 연구에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기존의 인공강우 실험은 육상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실험은 육지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서해상에서 광범위하게 진행, 향후 인공강우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인공강우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는 과학적인 분석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2월 말에 기상청과 환경부가 합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기상레이더, 기상위성 관측자료를 활용한 구름 발달 분석, 인공강우 물질 살포 전·후 구름내부의 강수입자 관측자료 상세분석 자료 등과 함께 향후 인공강우 실험 및 미세먼지 합동관측 추진에 대한 계획이 포함될 예정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필요하다”면서 “실험의 성공 여부를 떠나 기술 축적으로 인공강우 실용화를 앞당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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