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선 60척 발주 예고…한국에 조사단 파견
문 대통령 “CNG버스 도입에 한국 기업 참여” 요청

▲문재인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카타르 국왕이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카타르 국왕이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이투뉴스] LNG운반선과 LNG연료추진선을 비롯해 CNG버스 등 천연가스 관련업계가 카타르라는 호재를 만나 잭팟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카타르가 초대형 LNG운반선을 비롯한 60척의 LNG선 발주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갖고 있는 LNG선 수주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내 조선 3사는 카타르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발주한 LNG45척을 모두 수주한 바 있다. 당시 발주된 21266LNG45척 가운데 대우조선이 19, 삼성중공업이 18, 현대중공업이 8척을 각각 수주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한 LNG70척 중 66척을 수주하며 전 세계 선박시장 점유율 44.2%7년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한데다 21급 이상 LNG선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조선사는 한국 업체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LNG선뿐만 아니라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과 함께 2022년 카타르가 개최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추진하는 CNG버스 도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간 정상회담에서 LNG운반선 60척을 발주할 계획을 밝혔다.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LNG운반선 60척을 발주할 계획이 있다며 최근 유조선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해 LNG선 도입을 조사했다면서 한국이 선박 수주 경험이 많고 기술력에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앞으로도 LNG선 도입에 좋은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최근 해양오염과 대기오염 등의 문제로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교체하면 LNG수요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NG도입에 기반한 양국의 에너지 협력이 우리 정부가 육성하는 스마트그리드 등 신산업 분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카타르가 2022년 개최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친환경 수송수단인 CNG버스를 도입하려는 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 역시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CNG버스를 도입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해당 사업에 한국 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기를 당부했다.

카타르는 LNG선 발주와 관련해 중국과 일본에도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21급 이상의 대형 LNG선 건조 기술은 국내 조선사가 독보적이어서 2000년대 카타르가스 프로젝트 때처럼 국내 조선사가 독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건조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위상이 확고하다. LNG선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100% 다시 액화시켜 화물창에 사용하는 완전재액화시스템을 개발해 2014년부터 도입하고 있으며 LNG선 화물창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1000억원 규모의 LNG선을 수주하면 10% 정도를 프랑스 GTT사에 화물창 로열티로 지급해야 했으나, 앞으로 국내에서 독자개발한 화물창을 탑재한 LNG선 건조 실적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한층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카타르가 60척의 LNG선 발주 계획을 공표한 것은 서로가 윈-윈 하자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타르에서 도입하는 LNG장기공급계약이 2024년 만료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계약 체결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새로운 LNG장기물량을 새롭게 도입하기 위해서는 협상단계에 1~2, 건설단계에 5년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타르 입장에서도 추격을 당하는 LNG수출국 위상을 다시 한 번 다져야 할 때이기도 하다. LNG수출 부문에서 카타르는 여전히 세계 1위이지만 시장점유율은 소폭 줄었다. 셰일가스 등을 앞세운 미국과 호주의 세계시장 공략이 거세지면서다.

국제컨설팅기관 티메라 에너지에 따르면 러시아, 미국, 호주 및 카타르의 LNG 생산기업들이 2020년에는 약 12000만톤 규모의 추가 LNG물량을 세계 가스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공급과잉 규모가 더욱 확대되면서 LNG생산처 간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민간의 LNG직도입이 확대되고, 향후 러시아 PNG도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다보니 카타르로서는 LNG수출 입지를 다지는 전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카타르가 LNG선 발주를 내세워 향후 새로운 장기도입계약의 물꼬를 트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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