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등 주도권 약화 우려 반대입장

[이투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러시아를 비롯한 10개 비회원 산유국과 새로운 석유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6일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PEC이 비(非)OPEC 산유국들과 협력관계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제시해 오는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실상 주도하는 OPEC과 러시아 중심의 비OPEC 산유국들은 지난해 12월 하루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하는 등 최근 2년여간 협력을 강화하며 'OPEC+'로 불리고 있다.

제시된 안은 OPEC이 러시아 등과 생산량을 결정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정기 회의를 계속하고 최장 3년간 협력관계를 이어가되 법적 구속을 받지는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산유국 간 견해차로 공식 협력관계 구축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원유 수출 제재를 받는 이란은 'OPEC+'의 관계 강화가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와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두 그룹은 원유시장 위기 때나 만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OPEC 산유국인 오만도 OPEC과의 회의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OPEC에 따르면 사우디는 애초 러시아 등을 회원국으로 편입해 오는 6월께 완전히 새로운 기구를 창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일부 회원국들의 반발로 철회했다.

폐기된 사우디 안에는 모든 회원국이 생산 규모와 관계없이 동등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현 유엔식 구조 대신 사우디, 러시아 등에 더 큰 권한을 주는 구조로 변경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에 이란,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이 난색을 보였고 이라크 장관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OPEC이 바그다드에서 창설됐음을 환기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은 현재 14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사우디는 결국 이 안을 철회했고 러시아 역시 검토 끝에 새기구 창설 방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주도국들의 희망대로 4월 협력관계 구축에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1960년 창설 이후 세계 석유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생산카르텔인 OPEC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현재 배럴당 60달러 선인 국제유가가 올라갈 수 있다. 사우디는 국가 재정에 맞는 유가가 80달러 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유가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키울 수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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