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권 전력망 한때 과전압 비상
전라권 전력망 한때 과전압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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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9.02.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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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 출력 조절 불가능 태양광 발전력 대거 유입
무효전력 역할 지역원전도 다수 동시정지 영향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 전경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 전경

[이투뉴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몰려 있는 전라권 전력계통(전력망)이 한때 과전압(過電壓, Over Voltage)에 노출돼 전력당국에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임의로 출력을 조절할 수 없는 태양광은 크게 늘어난 반면 전압을 적정상태로 조절해 주던 전통 발전기가 시공부실 등의 문제로 동시에 멈춰섰기 때문이다.

전력망의 대표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전압이 허용된 범위 이상으로 상승하면 전력 소비기기나 설비가 고장을 일으키고, 이를 막으려면 임의로 전력생산을 중단시켜야 한다.

17일 전력당국과 계통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남권 계통 과전압이 위기일발 수준으로 고조된 건 작년 10월부터 연말 사이다. 1차 원인은 태양광 발전량 비중 증가에 있다. 연중 일사량이 가장 많은 계절이라 태양광 발전량도 최대치로 상승했고, 이렇게 생산된 전력이 주로 전력망 말단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일대 전압 균형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전라도 지역은 작년 말 기준 누적 태양광 설치량(약 7800MW)의 약 3분의 1(33.2%)이 집중돼 있는 곳이다. 하지만 소비량은 제한적이어서 발전량이 늘자 순부하(Net Load)가 감소한 상태가 됐고, 이때 전통 발전기나 한전 변전소 조상설비(리액터)가 무효전력을 흡수해 주지 못해 전압이 과도해졌다.

유효전력은 실제 동력으로 역할을 하는 전력을 말하고, 무효전력은 실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유효전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유효전력이 부족하면 전력의 맥박에 해당하는 주파수가 떨어지고, 이번 사례처럼 무효전력이 필요 이상 공급되면 전압이 상승한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지역 원전이 동시 정지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원전, 석탄화력, 가스발전 등 회전체 발전기를 이용하는 전통 전원들은 필요에 따라 무효전력을 생성하기도 하거나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당시 일대 최대 발전소인 한빛원전(영광원전) 1~5호기 약 5GW가 동시에 가동정지 상태에 놓여 예상치 못한 역할공백이 생겼다.

한빛원전은 격납건물의 철판 부식과 콘크리트 구조물 공극(구멍)으로 지금도 1~4호기가 정지 상태다. 물론 과잉 무효전력 제어는 한전이 변전소에 조상설비를 확충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계통운영에 비상이 걸린 전력당국은 응급대처에 나섰다. 또다른 인근 전통발전소들의 운전패턴을 변경하고, 기존 송전선로 조류흐름을 바꿔 급한 불을 껐다. 전력당국 한 관계자는 "언제 일이 터질지 몰라 한동안 계통 담당자들이 비상대기 상태였다"면서 "현재는 조상설비 보강, 선로변경, 일부 발전기 재가동으로 비상이 해제된 상태"라고 전했다.

문제는 출력조절이 안되는 재생에너지 설비 증가에 따라 언제든 전력계통의 과전압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계통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반도 전력망은 사실상 독립된 섬으로 독일처럼 유럽대륙내 다른 국가에서 언제든 외부 전력을 수혈할 여건이 못된다. 

이런 상태에서 태양광처럼 관성이 없는 직류 전원들이 대규모로 늘면 전압, 주파수 등 계통 안정성을 유지하는 게 한층 까다로워진다.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전력 수요지와 공급지를 가급적 분산화하고 출력변동에 대응 가능한 유연 전원 비중을 충분히 확보해야 계통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전력수급계획과 한전 송변전설비 계획은 제각각 수립되고 있다. 간헐성 전원인 태양광·풍력 비중은 정부 3020 재생에너지 확대계획에 따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기학계 한 관계자는 "전국 배전계통에 연결되는 재생에너지 설비의 출력을 실시간 감시·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 빨리 구축하고, 권역별 컨트롤 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당장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적다고 이를 방치하면 훗날 신재생에너지 출력을 대량으로 끊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당국 관계자도 "아직 아무도 계획입지에 대해 거론하지 않는데, 앞으로 신재생 입지계획과 송전계획을 통합적으로 수립하는 일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면서 "하반기 수립하는 9차 수급계획도 이런 관점의 종합계획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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