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비중 30~35%, ‘황금비율 vs 봉합수준’
신재생 비중 30~35%, ‘황금비율 vs 봉합수준’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9.02.2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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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현실적 여건 고려할 때 ‘적당한 타협’ 평가 많아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 업계에선 양측모두 일부불만 표시

[이투뉴스] 고민한 흔적은 드러난다. 최저치 30%로 야당과 원자력계의 반발을 무마하면서 최소 후퇴하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보여줬다. 또 35%라는 최대치를 넣어 재생에너지 확대보급에 대한 정책의지도 드러냈다. 어차피 나중에 바꿀 수 있는 장기계획이라는 점과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황금비율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이쪽저쪽 눈치 보면서 적당히 봉합하려 했다는 해석도 부인하기 어렵다. 수치상으로 25∼40%라는 워킹그룹 권고안의 범위만 좁혔을 뿐 틀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확실한 목표치를 제시한 후 반대세력을 설득하려기보다 짜맞추기 형태로 논란을 최소화한 것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정부가 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관련 204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35%라는 범위로 설정했다. 아직 최종 절차는 남아있지만 더 이상 바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점에서 결정수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포함한 3차 에기본 최종안은 3월 중 확정·공표될 예정이다.

▲산업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우여곡절 끝에 3차 에기본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35%로 설정했다. 사진은 26일 코엑스에서 열린 3차 에기본 토론회 모습.
▲산업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우여곡절 끝에 3차 에기본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35%로 설정했다. 사진은 26일 코엑스에서 열린 3차 에기본 토론회 모습.

◆ 글로벌 추세 및 계통안정 문제 둘 다 감안
당초 워킹그룹에서 제시한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5∼40%를 수정한 것은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업계는 2030년 이후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져 40% 수준의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며 정부의 소극적 자세를 비난했다. 반대 측은 급속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환경훼손은 물론 비효율적 전력믹스, 낮은 경제성 등으로 목표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지적하는 등 양쪽 모두에서 공격받았다.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재생에너지 보급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일단 입지 잠재량은 재생에너지 원별로 규제 및 수용성, 경제성 등을 고려할 때 태양광이 113∼193GW, 풍력은 42GW(해상 22GW, 육상 20GW) 등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안정적인 계통운영과 재생에너지 출력의 변동성 제어를 위해서는 ESS, 가스터빈 등 유연성 설비 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결국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추세와 계통영향, 비용영향, 산업경쟁력, 온실가스 감축 등을 고려할 때 2040년 기준 적정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30∼35%가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임재규 에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전망과 국내 재생에너지산업의 경쟁력 및 내수시장 확보 등을 봤을 때 30% 이상의 도전적인 보급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재생에너지 비중확대에 따른 계통운영과 비용 등을 고려해 한계점도 35%로 잡았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발표한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신재생은 이미 성숙된 기술이며, 성장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재생 확대를 위해선 유연성 자원의 가치 반영을 위한 가격결정제도 도입과 함께 에너지 및 보조서비스 가격입찰(신재생 가격·물량 입찰) 같은 전력시장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고립 계통과 좁은 면적 등으로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확대하는데 제한을 받는 구조”라며, “재생에너지 비중이 20%를 넘어서면 다양한 제도적·기술적 도전과제가 나올 것인 만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보급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RE100 등 글로벌 기준 감안 및 사전준비 필요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0∼35%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현실을 고려한 적당한 수습’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목표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경우 반대세력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타협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재논의가 시작되자마자 최종 비율은 결국 30∼35% 수준에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에경연 등 추가 연구그룹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수정안을 마련하면서 35% 수준의 고정 목표치로 가자는 의견이 대두돼 한 때 이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일부 전문가가 이 경우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를 자신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를 하면서 최저치 30%를 포함시켜 완충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5년마다 다시 설정하는 에기본은 물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통해 향후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목표비중을 범위로 설정한 이유가 됐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3020(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비중을 20%까지 확대)’ 달성실적을 보면서 추후 판단하는 것이 정책일관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입장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황금비율이든 봉합하는 수준에 그쳤든 이번 목표치가 여전히 양측 모두에게 동의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진오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찬반이 갈렸다. 전문가들은 중립적 목표치의 불가피성을 피력했지만, 업계의 말속에는 은근한 불만이 묻어났다. 

먼저 전영환 홍익대 교수는 “목표를 정해 놓고 어떻게 이를 달성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달성하기 쉽지 않으니, 목표를 줄여선 안된다. 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3020이 달성돼도 부족하다. 좀 더 공격적인 목표를 정하면 어려움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어려움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를 목표로 3차 에기본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온기운 숭실대 교수는 30∼35% 목표는 경제성 및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의 입지확보는 물론 주민 수용성 문제도 있다. 여기에 240조원에 달하는 투자비와 이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태양광 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볼 때 경제성과 소비자 부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표 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은 3차 에기본이 글로벌 추세를 따르지 않고 국내 실정만 고려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홍 부회장은 “세계는 파리협정을 통해 탈탄소라는 룰(국제기준)로 가고 있다. OECD 등 선진국은 재생에너지를 쓰지 않고 만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룰(RE100)을 만들었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역시 글로벌 흐름에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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