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터키 등 8개 국가에 대해 180일간 한시적 제재 예외를 인정하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이 5개월만에 재개됐다. 중국·인도 등 제재 예외 인정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란산 원유수입을 재개했지만, 국내 정유업계는 대금제와 운송 관련 문제로 지난달부터 다시 수입을 시작했다. 이란산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국가 원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타지역 상품에 비해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가 70~80%까지 나와 상품성이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 

관세청이 집계한 정유사들의 올 1월 이란산 원유 수입액은 약 1142억원(1억128만달러)으로, 중량 기준으로는 22만7941톤으로 나타났다. 경제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입액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0원이었으나 미국이 지난해 11월 한국 등 8개국에 180일간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하면서 수입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 단 수입액은 미국의 제재 전과 비교하면 20%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한국 등에 이란산 원유수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수입량 감축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1월 하루 평균 110만~130만 배럴, 2월에는 하루 평균 125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이란 원유 수출이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렇듯 상황이 호전되면서 국내 정유 및 화학 업계는 이란산 원유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토달은 이달부터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재개했다. 앞서 한화토달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멈췄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약 2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으며, 현대오일뱅크 역시 이달 중순 처음으로 이란산 원유 100만 배럴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제재가 풀리면서 국내 업체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연 언제까지 수입이 계속될 지 몰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 제재가 한시적으로 이뤄졌지만 연장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이란 원유제재 예외 조치의 연장 여부를 알 수 없어 그 대안으로 미국 등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정부가 대이란 원유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쳐 수입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포함한 원유 수입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의 한시적 이란 제재 완화가 끝나는 오는 5월부터 미국산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름 기자 ar7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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