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 독일 에너지회사 RWE社-E.ON社 합병 최종승인
RWE-재생에너지발전, E.ON-송배전망운영 부문 특화 경쟁력 제고

[이투뉴스] 독일 전력판매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는 기업의 합병이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전력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독일의 에너지회사인 RWEE.ON간 합병을 승인했다. 이번 양사의 합병은 합병 후 신규법인의 탄생 없이 양사 간 자산과 지분의 교환형태로 추진된다.

해당 합병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양사가 공식적으로 발표했으며, 세부 조정 절차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올해 1RWEEU 집행위에 타당성 검토 및 승인을 요청했다. EU 회원국 내 기업이 합병을 통해 전 세계 매출 5억 유로 이상, EU 내 매출 25000천만 유로 이상의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인수·합병에 대한 EU 집행위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는 EU 집행위가 인수합병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 시장 내 공정경쟁 저해 가능성과 독과점 발생 가능성을 사전 검증하기 위해 도입된 절차다. EU 집행위는 이번 합병이 독일 내 발전 및 전력 도소매시장에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없고, RWE의 시장가격 상승에 대한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합병은 RWEE.ON 간 중복된 사업 분야를 정리해 RWE는 재생에너지발전 부문, E.ON는 송배전망운영 부문을 각각 특화시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독일전력시장에서 전력판매량 기준 RWE1, E.ON2위를 차지하는 등 전력시장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다.

그러나 RWE의 경우 독일의 원전 기조에 따른 원전가동 중지 등으로 인해 매출액이 2017년 상반기 88300만 유로에서 지난해 상반기 68300만 유로로 떨어지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들 양사 간 합병 이후 RWE는 특히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에 특화한 전력생산 부문에 전문성을 확보해 재생에너지발전 부문에서 독일 내 1, 유럽 전체 3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절차를 통해 RWE가 취득 예정인 자산은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 발전 부문으로, 이를 통해 8.6GW 규모의 재생에너지발전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RWE가 취득하게 될 재생에너지발전용량 중 육해상풍력발전용량이 85% 정도를 차지한다.

E.ON는 합병 이후 전력공급 및 송배전망 운영에 집중할 예정이며, 합병절차가 완전히 끝난 뒤에는 독일 내 총 수용가 수가 5000만에 달할 전망이다. E.ONRWE의 자회사인 Innogy의 송배전망 사업권을 취득해 2000만 이상의 수용가를 확보함으로써 총 수용가 수 5000만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nnogyRWE의 자회사로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공급,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의 사업을 위해 2016년 설립됐으며, 송배전망 운영사업권도 보유하고 있다.

독일 에너지전환의 강력한 파트너로 부상

이번 합병을 통해 E.ONRWEInnogy에 대해 보유한 지분 전량인 76.8%을 취득하고, RWEE.ON의 지분 16.67%15억 유로에 매입해 E.ON의 최대주주로 오르게 된다.

지분과 관련된 절차를 진행한 이후 E.ON는 기존 E.ON의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 발전사업과 함께 Innogy가 보유한 재생에너지 생산 기능, 가스 저장시설 및 오스트리아 전력기업 Kelag에 대한 참여지분을 RWE에 양도하고, 이후 Innogy는 해체된다.

해당 합병 프로젝트를 발표할 당시 RWE는 이번 합병을 통해 RWEE.ON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정리되면 RWE는 독일 에너지전환의 강력한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으며, E.ON는 이 같은 전략사업의 교환을 통해 유럽의 에너지 저변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두 개의 회사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도 이러한 합병 움직임은 독일 에너지기업이 스스로 에너지전환시대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을 달성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이 독일 에너지시장에서의 독과점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독일 에너지전문 법률회사 베커 버트너는 이번 합병으로 E.ON이 독일 전력소매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게 된다면 독점구조가 형성돼 공정경쟁 침해와 시장의 가격조절 기능 상실 등의 문제가 대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요하네스 테이센 E.ON CEO는 이미 EU 집행위에서 독과점에 대한 검토를 마친 만큼 시장지배력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합병을 통해 E.ON가 독일 전력소매시장에서 담당하게 될 부분은 독일전체 전력시장의 약 20%로 예상한다며 100개가 넘는 독일 내 전력공급회사에 대한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있는 만큼 자사의 독점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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