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고장 등 비난여론 거세…소비자 70% "구매 후회"
글로벌 시장 주도권 잡으려는 중국 정부 집중적 투자

[이투뉴스] 중국 정부가 세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양한 산업 육성책을 쓰며 집중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내수용 전기차의 잦은 고장 등 품질 문제가 중국 언론의 헤드라인 기사로 다뤄지며 시선을 끌고 있다. 

인터넷을 달군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소비자의 70%가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를 후회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비판적인 중국산 전기차 소유주들의 리뷰는 소셜미디어와 기존 중국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를 포함한 세계 신에너지 자동차(NEV) 산업 장악을 꿈꾸는 중국이 이 문제를 ‘경고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질 보다 양’에 초점을 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여년간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으며 2015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라는 10개 핵심 육성 산업 중 전기차를 포함시켰다. 

그 이후부터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연구개발 자금을 모으고, 자동차 제조사들과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했다. 수입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부과했고, 해외 조인트벤처 파트너로부터 기술 공유를 요구했다. 수요와 상관 없이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인센티브와 의무사항 등을 부과했다. 

수요량을 늘리기 위해 중국 정부는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보조금을 제공했다. 세계 평균가보다 낮은 중국산 NEV에 대해 판매세금을 없애 가격을 더 낮춘 것이다. 일부 도시에서는 기존 자동차에 대한 차량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이징에선 신청자의 1%만이 번호판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 구매를 높이는 좋은 수단이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125만6000대의 신에너지 자동차(NEV)를 팔았다. 대부분 전기차였으며, 2017년보다 약 62% 판매율이 늘었다. 이런 속도라면 중국의 2020년 200만대 NEV 판매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중국은 전세계 전기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질적인 문제가 향후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한 에너지 전문지는 최근 중국의 NEV 산업을 두고 ‘퀄리티-게이트’ 스캔들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2018년 중국 제조사들은 13만5700대의 NEV를 리콜했다. 리콜률은 10.8% 였다. 올해만 이미 2만358개의 전기차가 리콜됐다. 배터리 또한 전기차의 품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광고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배터리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된 불만이다. 

이 밖에 모터 고장, 자동 변속기 고장, 주행 기록계 고장, 이상한 냄새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연구소 JD Power에 따르면, 중국 NEV의 문제점들은 기존 중국산 자동차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약 500개의 NEV 스타트업 회사들이 있으나 대부분 자동차 제조나 마케팅에 경험이 거의 없거나 전무하다. 이들은 원칙을 무시한 채 가격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 판단해 하향식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최근 단거리 저가품 NEV에 대해 보조금을 없애기로 했다. 또 NEV 제조 경험이 있는 공장에서 제조가 진행되도록 추가적인 제조 용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중국 NEV 업계가 배터리 수명 문제 등 기술적인 한계점들을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