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화석연료 소비
계획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탄소 중립 도시

[이투뉴스] 전 세계 70개 이상 주요 도시들이 2050년까지 화석연료 퇴출과 기후변화 배출 중단을 약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앞으로 6년 안에 탄소 중립 도시가 되겠다고 공표한 덴마크 코펜하겐의 약속이 지켜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5년까지 화석연료 소비량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계획에 성공할 경우 코펜하겐은 세계 최초 탄소 중립 도시가 된다. 

도시의 탄소 중립은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데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온난화 가스의 상당량이 도시에서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온난화의 문제점과 해결의 열쇠를 동시에 갖고 있다. 

한때 대기 오염이 심한 산업도시였던 코펜하겐은 풍력 터빈의 도시, 자전거의 도시, 대중 교통의 도시 등 ‘친환경’ 이름표를 단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62만4000여명의 시민이 살고 있는 코펜하겐에서의 탄소 중립 실험은 실행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다른 나라 도시들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랭크 옌슨 코펜하겐 시장은 최근 가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행동하는 방법, 사는 방법에 변화를 주면서 더 청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펜하겐이 도시 규모가 작고 소득이 높으며, 기후 변화에 대한 시민 의식이 높다는 점 등이 탄소 중립 실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코펜하겐은 이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2%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 주로 난방과 전력 발전용 연료로 화석 연료를 포기하면서다. 그러나 옌슨 시장은 한계에 부딪히는 경험을 했다. 국가 운영 지도층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이 없을 경우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당적인 옌슨 시장은 코펜하겐 내에서 디젤 자동차 운행 제한을 제안했으나 중도 우파가 집권한 중앙 정부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교통 부문은 도시 탄소 배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자동차 운행 제한이 절실한 실정이다. 

덴마크 중앙 정부는 되려 자동차 등록세를 낮춰 자가용 이용을 권장했다. 덴마크 교통부의 올레 버크 올레슨 장관은 “정부는 ‘자동차 과세’를 낮추길 원하며, 이상적으로 덴마크 시민들이 배출이 없는 자동차를 더 많이 구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코펜하겐의 탄소 중립 계획은 다른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했다. 도시에 사는 시민들과 외곽 지역에 사는 사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나뉘기 때문에 모두의 입장을 만족시키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반대파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은 코펜하겐이 2025년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일부 비평가들은 사람들의 실제 생활 패턴에 변화를 주기 보다는 도시의 탄소 배출 저감에 너무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알터네티벳(좌파 녹색당)의 패니 브로홀름 대변인은 “우리는 여전히 화석연료를 태우는 자동차를 타고, 많은 양의 고기를 먹고, 너무 많은 옷을 사서 입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코펜하겐의 목표는 충분하지 않지만, 현재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옌슨 시장은 코펜하겐의 ‘녹색 전환’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면서다. 올해 개설될 신규 도시 철도 노선은 역에서부터 650m 이내의 시민 상당수를 수용할 예정이다. 자전거길은 도심 곳곳 버스 선에 3개 라인이 마련됐다. 코펜하겐 시민의 43%가 자전거를 이용해 학교와 근무지에 출퇴근하기 때문에 자전거 도로 확대는 필수적이다. 

아울러 풍력을 이용해 도시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첨단 기술을 도입한 쓰레기 소각장은 건물 난방을 담당하고 있다. 코펜하겐은 도시가 소비하는 화석연료 단위마다 재생에너지 단위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풍력 터빈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다. 

코펜하겐의 도시 발전소 일부는 석탄에서 우드 펠릿으로 연료를 바꿨다. 이론적으로 나무가 베어진 곳에 더 많은 나무가 심어지고,도시 배출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면 이는 탄소 중립으로 성립된다. 그러나 우드 팰릿이 연소될 때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최근 유럽재판소에 우드 펠릿을 재생에너지원으로 포함할 수 없다는 소송이 제기됐다. 

아울러 쓰레기 소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코펜하겐은 최근 6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소각장을 열었다. 덴마크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인 자크 인겔스가 디자인한 이 소각장에는 스키 연습장도 설치해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있다. 이 소각장은 영국에서 수출한 쓰레기를 포함해 매일 300대 트럭이 운반한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어, 탄소 배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고 엔지니어인 피터 블링크스저그는 “매립지에 보내는 대신 쓰레기를 다른 유용한 난방열로 전환하고 있다”고 소각장에 대해 변호했다. 2018년 씽크탱크 콘시토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것이 덴마크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삶의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코펜하겐 시민들의 우려가 옌센 시장의 탄소 중립 항해에 필요한 가장 강력한 바람이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옌센 시장이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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