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추락하는 석탄산업 부활 약속…환경규제 폐지
트럼프 임명 FERC 위원장 “기후변화는 실제, 탄소 배출 낮춰야”

[이투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 에너지 고위 관료가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요청했다. 이 관료는 기후변화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완전 상반된 입장을 발표해 미국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뚜렷한 증거 없이 풍력 발전의 소음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미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FERC)의 네일 채터지 위원장은 “기후변화는 실제이며 인류가 영향을 미쳤다고 믿고 있다”며 10일 ‘컬럼비아 글로벌 에너지 회담’에서 그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배출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빨리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켄터키 주 공화당원인 채터지 위원장은 공화당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과 함께 일한 바 있으며, 2017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으로 FERC 위원장이 됐다. FERC는 양당 위원회가 운영하는 독립기관이다. 

그는 천연가스 뿐만 아니라 풍력, 태양광과 같은 청정 에너지의 인기 상승을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기관은) 재생에너지 배치 확대에 매우 들떠있으며 고무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천연가스는 미국 최대 연료원으로 석탄을 추월했다. 풍력과 태양광은 지난 2년간 미국 전력 발전원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채터지 위원장은 미국 발전 부분의 탄소 배출이 수십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점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탄소 배출 저감은 정부 규제가 아닌 시장의 힘으로 이뤄졌다”며 “소비자의 선택으로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발전소들의 탄소 배출 저감은 대부분 석탄에서 더 청정한 연료원으로 교체하면서 진행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선거 캠페인에서 고군분투하는 미국 석탄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석탄산업은 천연가스 생산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비용 하락으로 가격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경향은 환경규제를 철회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채터지 위원장은 탄광 일자리 감소에 대해 우려하지만 FERC는 이 문제를 해결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는 의회와 지역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또 “탄광 지역의 역경에 대해 매우 깊은 유감을 느낀다”며 “켄터키 출신으로서 공장이 문을 닫고 탄광이 폐쇄될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봐서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탄광 지역들이 고용을 위한 실행가능한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구 유입이 줄어들면서 주택 가치도 떨어진다. 매우 암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FERC는 2018년 초 트럼프 행정부의 석탄 산업 구제 계획을 만장일치로 거부한 바 있다. 아울러 석탄과 원자력 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자는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의 제안도 거부했다. 

그러나 채터지 위원장은 “미국 내 무탄소 전력원인 원자력 발전량의 감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최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이용 증가는 에너지 공급 간헐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컬럼비아 회담에서 다수의 학자들은 채터지의 기후변화에 대한 평가에 동의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알렉스 지구 연구소장은 “과학자 커뮤니티의 99%가 기후변화에 대해 완전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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