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감소 2개사→6개사, 순이익 감소 3개사→10개사
2017년 주요 20개사 중 15개 트리플 크라운 달성과 대조

[이투뉴스] 지난해 전국 도시가스사 수익구조가 전년도와 비교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34개 도시가스사 가운데 본지가 주요 회사 20곳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매출액은 1개사를 뺀 19개사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된 곳이 3배 이상 늘어났다. 도시가스사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은 더 이상 해당하지 않게 된 셈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20172개사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6개사로 늘었으며,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더 많아 20173개사에서 지난해는 10개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7년에 이들 20개사 가운데 15개사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년도 보다 증가하는 트리플 크라운달성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도시가스사 수익구조가 나빠진 것은 도시가스요금에 대한 투명성 제고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진행된 소매공급비용 산정기준 개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정안을 발표한데 이어 요금 승인권자인 지자체가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배관투자비 사후정산, 판매열량 정산기준 강화, 투자보수 가산 금액 1.5배 규모의 미공급지역 투자 의무 등이 이뤄졌다. 도시가스 판매만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이는 수도권 7개 도시가스사의 판매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해 경인 7사의 도시가스 판매량은 약 117규모로 전년도 112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예년 수준보다 소폭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인천도시가스 밖에 없다. 일각에서 도시가스보급률이 높은 만큼 장기 노후배관의 유지관리비를 공급비용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수익 증감률은 사별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각사의 경영전략과 마케팅에 따라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20개사 가운데 순이익이 줄어든 곳이 절반이나 되지만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늘어난 곳도 10개사에 달한다. 영업이익이 증가하고도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4개사이다.

SK E&S 계열사의 경우 코원에너지서비스만 순이익이 줄었을 뿐 나머지 회사는 모두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늘어나 눈길을 끈다. 지난해 도시가스사 경영실적 비교에서 4월에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예스코는 전년도 감사보고서가 없다는 점에서 비교가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20174월 경동인베스트에서 인적 분할돼 도시가스 사업을 목적으로 새로 설립된 경동도시가스는 20172~4분기 실적과 지난 한해 실적을 비교하다보니 200% 안팎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증가율 비교에서 이 수치만큼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여기서는 다른 도시가스사와의 상대적 비교를 위해 지난해 1분기 실적을 뺀 2~4분기 실적의 증감을 비교한다.

매출액으로는 삼천리가 25347억원, 경동도시가스가 16056억원, 서울도시가스가 13820억원, 코원에너지서비스가 1901억원으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4개사 가운데 경동도시가스만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웃었을 뿐이다. 2016년 마이너스 트리플 크라운의 분루를 삼켰다가 2017년 증가세를 보이며 미소를 띠었던 삼천리와 서울도시가스는 지난해 또 다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로 돌아서는 씁쓸함을 맛봤다. 코원에너지서비스도 순이익 부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출액 증가율로는 경동도시가스가 29.6%로 단연 앞섰으며, 전남도시가스와 미래엔서해에너지가 각각 12.2%11.5%10% 대에 들어서며 선두를 달렸다. 이어 인천도시가스 8.6%, 전북에너지서비스 8.2%, 강원도시가스 7.1%, 충청에너지서비스 6.1% 순이다.

영업이익·순이익 증감률은 사별로 천양지차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은 회사별로 차이가 확연하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가율 측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코원에너지서비스이다. 2017년에도 30.2% 증가라는 성과를 거둔데 이어 지난해에는 증가율 41.1%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앞섰다. 전남도시가스가 22.0%, 인천도시가스가 21.5%20%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경동도시가스 17.6%, 귀뚜라미에너지 15.2%, 충청에너지서비스 12.7%, 미래엔서해에너지가 12.6%로 뒤를 따르고 있다. 미래엔서해에너지는 전년도에 감소율 5.9%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뛰어올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든 곳도 6개사에 달한다. 서울도시가스가 감소율 74.3%로 가장 큰 아픔을 겪었으며, 대성에너지가 20.7%로 뒤를 잇고 있다. 해양에너지, 경남에너지, CNCITY에너지, 삼천리도 모두 10%대의 감소율을 기록하는 우울함을 맛봤다.

금액으로는 삼천리가 553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으며, 경동도시가스가 430억원, 부산도시가스가 412억원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어 영남에너지서비스 380억원, 충청에너지서비스 298억원, JB주식회사 264억원, 코원에너지서비스 261억원, 경남에너지 225억원, CNCITY에너지 216억원 순이다.

순이익 부문은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 속에 회사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2017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회사가 3곳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0개사가 순이익이 줄었다. 감소폭도 더욱 커졌다. 2017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3개사의 감소율은 한자리 수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30% 넘게 줄어든 곳만 2개사에 달한다. 특히 전년도에 증가율을 기록하며 선방했던 삼천리와 서울도시가스가 다시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내 아쉬움이 많으며, 대륜이엔에스는 적자폭을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적자의 먹구름을 벗어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증가율에서는 강원도시가스가 54.3%의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데 이어 JB주식회사, 경동도시가스, 영남에너지서비스가 각각 10%를 넘는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금액으로는 전년도에 45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던 부산도시가스가 지난해에도 492억원을 달성해 선두자리를 지켰으며, 경동도시가스가 339억원, 영남에너지서비스가 314억원, 서울도시가스가 306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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