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첨단기술 결합하면 신사업 비즈니스모델 창출 큰 성과
에너지전환 실효성 거두려면 기술혁신과 현실적 수단 필요

정희용 박사(한국도시가스협회 상무이사)

[이투뉴스] 인류의 성장, 발전은 에너지 사용량에 비례하여 왔다. 그러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성장과 에너지소비가 역전되는 Decoupling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OECD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추진된 에너지전환정책의 영향으로 에너지 수급안정과 기후변화대응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여 왔으며, 지난해 말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이 도출된 상태이다.

그러나 제1차 기본계획이 추진된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수준은 실로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 금년 1월에만 서울에서 벌써 6번째의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어 작년의 연중 8회에 근접하고 있다.

2017년을 기준으로 세계 주요 도시별 대기오염을 보면, PM10(/)의 경우 LA 33, 도쿄 17, 파리 21 및 런던 17 에 비해 서울은 44로 비교 도시 중 가장 오염도가 높다. No2(ppm)의 경우도 서울은 0.030으로 타 도시(0.016~0.025)에 비해 높으며, SO2의 경우에도 타 도시(0.001 수준)에 비해 서울은 0.005로 나타나 모든 항목에서 가장 오염도가 높다.(이상 에어코리아 자료)

한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해 108일 지구온난화와 관련, 지구의 기온상승을 1.5내로 목표로 하는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 요약본을 최종 승인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1.5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감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50년까지 순 제로(net-zero)배출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1차 에너지 공급의 50~65%, 전력 생산의 70~85%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또 산업부문은 신기술 등을 통해 배출량을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75~90% 감축하는 시스템 전환을 제시했다.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획기적으로 달성해야 하나 현실적 수단과 각 국별 이해관계를 극복하는 과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구조가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에너지다소비업종으로 이루어져 있고, 국토의 여건상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

단순한 재생에너지 목표나 구성에 앞서 기술혁신과 현실적 수단을 고려한 정책목표 및 추진방안이 강구되어야 에너지전환정책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대규모 제철소가 있는 포항과 광양의 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37/, 39/로 전국 96개 시도 평균(45/) 보다 낮은 것은 설비예산의 10%를 환경개선에 투자하는 기술개발의 결과이다.

프랑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40%로 설정하였지만, 원전은 2025년까지 50%는 유지한다는 기조를 보면, 세계 각국은 자국의 실정과 여건에 맞는 전환정책을 추진함을 알 수 있다.

천연가스는 에너지전환시대의 분산화에 적합한 최적 에너지원

천연가스 구성비 14.3%로 세계 평균 23.4%에 크게 못미쳐

에너지 4.0’ 개념의 에너지전환 논의

에너지전환은 에너지 수급체계의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에너지 4.0’ 관점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논의된다. 에너지전환은 이미 1980년에 독일 생태응용연구소가 사용한 ‘Energie wende’ 개념에서 출발했으며, 선진국은 에너지전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4.0’산업 4.0’ 시대의 에너지 체계로 유럽 경제·사회위원회(European Economic and Social Committee)2015년 발표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기술혁신을 통해 기존과 신규 에너지원 간의 융·복합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이 도래하는 시기에 에너지산업은 빅데이터 등의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의 디지털화 및 ICT와의 융합을 통틀어 에너지 4.0’으로 칭한다.

에너지전환 시대라 해서 재생에너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IEA의 전망에 의하면 신재생에너지가 급속도로 공급되어도 2040년 전 세계 1차 에너지 소비량 중 화석연료 비중은 74%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New Policies 기준).

재생에너지 공급확대 개념보다 더 확장된 개념인 에너지 4.0시대에는 에너지원보다 초연결, 초지능화 및 분산화가 핵심 개념이다. 아울러 기존 에너지기술이 정보통신, 전자, 화학, 바이오 등 연관 분야의 신기술과의 융합화가 경쟁력의 관건이 된다.

이 가운데 분산화(Decentralization)는 지속가능성장을 도모하는 DecarbonizationDigitalization과 함께 3D 에너지혁명을 주도할 것이다. 특히 분산화는 연결성과 지능화와 같이 모든 산업에 요구되는 공통요소와 달리 에너지산업에 특화된 도구로 평가된다. 전력화 현상이 심화될수록 에너지산업의 분산화는 더욱 요구되기 때문에 천연가스는 에너지전환시대의 분산화에 최적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

천연가스는 에너지전환시대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서 공기의 질을 향상시키고, 증가하는 에너지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천연가스는 세계 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몇 개 되지 않는 에너지원 중 하나이다. , 전력의 생산에서부터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산업공정 에너지원은 물론, 냉난방 및 수송용 연료로도 사용되며,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천연가스는 환경과 사회,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하며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지속가능발전을 가능케 한다.

천연가스는 또한 기술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의 다양한 시나리오에서도 지속가능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평가된다.

도심환경의 에너지전환 핵심 역할과 범용성

경제발전으로 도시화가 확산될수록 환경오염과 에너지 수급문제가 가장 난제로 부각된다. 최근 5년간 석탄에서 천연가스로의 전환을 통해 겨울철 대기질을 78%나 개선한 북경은 기후변화 및 대기정책의 성공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천연가스의 비중을 10%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약 1600만톤의 수입이 증가, 지난 2년간 LNG 수입량이 두 배로 늘어나 세계 최대 구매자로 등극하였다.

한편, 도시화는 전력사용량을 급속도로 증가시키지만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분산전원으로서의 천연가스 활용 시에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먼저 중후장대한 발전소 건설을 대체하여 발전소 입지 선정과 관련한 민원을 줄일 수 있고, 대규모 발전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며, 송배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하절기 전력피크 부하관리가 가능하여 에너지이용 합리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잘 정비된 천연가스 배관망을 활용하여 쓰레기소각장, 하수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와 같이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량의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충분히 높일 수 있다.

천연가스는 산업부문의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섬유와 같은 경공업 분야는 물론, 철강, 자동차, 조선, 시멘트와 같은 중공업에서도 비용 절감,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대기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천연가스는 대부분 제조업의 생산공정용 에너지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연료에 한정하지 않고 원료용으로도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1개 공장의 천연가스 사용량은 가정용 1000개의 사용량을 상회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공장 등록수(188000)의 약 8%만이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요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IA도 산업부문이 전 세계 에너지사용량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는 현존하는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범용성이 우수한 에너지로 평가된다. [그림 7]과 같이 석유는 극한 수준의 편중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가정용에는 5%, 발전용에는 57%를 사용하지만 발전 부문에 필요한 신재생에너지는 17%에 불과하다. 원자력은 100% 발전용에 보내지만, 발전부문에 기여하는 에너지는 23%에 불과하다.

반면 천연가스는 수송부문을 제외한 산업용, 가정·상업용 및 발전용에 고르게 사용되며, 각 부문에 기여하는 구성비도 매우 고르게 분포하여 에너지의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성에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 받는다. 아울러 천연가스의 네트워크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한다면, 최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천연가스가 갖는 에너지전환의 유연성

천연가스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인 유연성과 관련하여 EU에서는 전기와 가스의 통합적 접근방식에 관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하에서는 유로가스가 제시하는 천연가스의 유연성 증대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EU의 에너지시스템은 탄소 중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전환 중이다. 발전부문은 중앙집중식 발전에서 분산 발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냉난방시장은 히트펌프 및 mCHP와 같은 기술 솔루션이 증가하고 있다. 수송용 연료는 석유에서 전기, 가스 및 수소로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의 생산 방식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사용, 저장 및 소비되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에너지 유통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전기와 가스의 고유한 특성은 서로 보완적일 수 있으며, 상호 협력을 통해 유연성을 높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EU의 가스계통은 EU 에너지시스템의 유연성을 관리하는데 가장 유용한 매개체이다. 가스 그리드의 저장고(storages)와 라인팩(line pack : 파이프의 압력 변화를 통해 가스를 저장하는 가스 그리드의 기능)을 통해 높은 에너지 수요의 변동을 관리할 수 있다.

가스 기술은 ‘Power-to-Gas’를 통해 전력을 저장하고, 가스 기반의 50미만 mCHP, 1미만의 miniCHP 및 연료전지 등을 통해 전력 수요를 낮춤으로써 전기 그리드의 유연성을 확장하고 있다.

Power-to-Gas(P2G) 기술은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수소 또는 메탄으로 변환하면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며, 대형 에너지 저장장치로서 가스 그리드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메탄과 수소는 산업체에 연료를 포함하여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에너지 저장 기술이 전력을 전력 형태로만 저장하는 한계점이 있으나 P2G는 전력을 연료 형태로 저장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발전소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재활용, 처리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유럽의 가스 네트워크는 잘 발달되어 있어 전기 네트워크보다 개발 소요가 적으며, 재생에너지의 변환을 통해 에너지 이용효율을 배가시킬 수 있는 점이 주목된다.

[그림 9]는 유럽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P2G 및 주입 실증사례이다. 실증연구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네트워크 인프라 및 최종 소비자 설비에 대한 H2 주입 시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녹색부문, 네덜란드 Ameland 8, 네덜란드 로테르담, Rozenburg 8, 프랑스 GRHYD 90).

둘째, 경험을 통한 수익 창출 및 비즈니스 모델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연두색 부문, 독일, Ibbenbüren 마을 150). 셋째, 실제 상태에서 기술의 성능 및 실행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부분이다(보라색 부문, 덴마크 BioCat1, 독일 함부르크, ReitbrookWindGas 1.5, 이탈리아 INGRID사 및 STORE&GO1). 마지막으로 독일 Energiepark Mainz6㎾(연보라색 부문) H2의 다양한 평가 옵션을 기술적 및 경제적으로 비교하는 연구이다.

mCHPminiCHP 및 연료전지는 가정에서 열과 전기를 생산하고 잉여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단순히 에너지 사용자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공급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에너지절약, CO2 및 질소산화물 등 배출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다.

난방분야에서 하이브리드 응용 또는 잉여 전기를 수소로 변환하는 것은 두 에너지 시스템의 결합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탈탄소화(Decarbonization), 분산화(Decentralization) 및 디지털화(Digitalization)는 천연가스가 에너지 유연성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글로벌 가스시장 2040년까지 연평균 1.9%↑…에너지원 중 25% 차지

신재생에너지 2040년까지 125% 증가에너지원별 구성비는 17% 그쳐

검증된 분산전원 사업모델에 대한 지원 절실

그동안 에너지산업은 대규모 투자와 중후 장대한 설비 위주로 운영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절대적인 경쟁력을 가져왔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시대는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분산화와 초연결 등 산업 자체가 스마트화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에너지전환은 에너지원의 변화에 한정되지 않고, 나아가 에너지 4.0의 범주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반드시 기술혁신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에너지전환과 효율성 및 온실가스 감축까지 가능한 유럽의 P2G 실증사업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IEA2040년 전망치를 보면 가스는 2017년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 2017년 대비 42.8%가 증가하여 전체 에너지원 중에 25%를 구성하여 주력 에너지원의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같은 기간에 125.9% 증가하지만 원별구성비는 17%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가스의 네트워크 활용과 여러 장점을 활용한 통합운영방안이 인류문명을 보다 윤택하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국 내 천연가스 네트워크 및 밀집도가 세계적 수준이다. 5000에 이르는 가스공사의 주배관망이 전국을 고속도로처럼 연결하고 있으며, 지역배관망은 5가 넘는다. 여기에 수요처는 곧 2000만개소에 도달할 것이다. 반면에 1차 에너지원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구성비는 14.3%에 불과하여 전 세계 평균(23.4%)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시대에 분산전원의 중추적 역할이 가능한 가스냉방, 연료전지 등 검증된 사업모델에 대한 지원과 공급확대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아울러 천연가스 CHP는 태양열, 풍력 및 배터리를 포함하여 재생에너지원의 통합을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강점인 ICT 첨단기술을 결합한다면, 천연가스산업은 에너지전환시대의 섹터 커플링(sector coupling)으로 신사업과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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