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비용 반영한 비율은 유연탄 2대 LNG 1…"과세강화는 논의 대상"

▲정재현 박사에 따르면 유가보조금을 받는 화물차는 전체의 12%에 불과하지만 경유 소비량은 40%에 달한다.
▲정재현 박사는 발전부문(유연탄)에 대한 과세를 주장했다.

[이투뉴스] 수송부문에 집중된 에너지 세제를 개선해 발전용 유연탄 과세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재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엘더블유컨벤션에서 개최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경사연 연구기관 합동 심포지움’에서 "에너지세제가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세제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 이날발제에서 현행 과세체계가 수송부문에 집중돼 있다며, 환경친화적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발전부문(유연탄) 과세를 추진해 부문간의 조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비용을 반영한 외부비용 추정값(kg당 1원)의 상대비율은 유연탄 2대 LNG 1로 최근 세제개편안은 이러한 외부비용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의 유가보조금제도를 유지하면서 경유세를 강화할 경우 납세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경유세 인상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화물운수산업 구조개선과 함께 미세먼지 대책으로 친환경 화물차 구매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미세먼지 저감에 초점을 맞춘 비과세ㆍ감면제도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 미세먼지로 향후 에너지세제의 교정적 기능 강화 요구는 높아질 것”이라며 “발전부문 과세 강화를 통한 외부비용 내부화는 발전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사회적 논의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경유세 인상을 통한 화물차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유가보조금으로 제한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현재 유가보조금 대상 화물차 대수는 화물차 전체에서 12% 수준에 불과하나, 경유 소비량은 화물차 전체에서 40%가량 차지한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차종에 대한 대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박상준 박사.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차종에 대한 대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박상준 박사.

◆DPF 장착‧조기폐차 보조금 지급시 6조 2000억원 편익 발생

‘효율적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수송부문 정책방안’을 발표한 박상준 한국교통연구원 지속가능교통연구팀 팀장은 미세먼지의 가장 큰 발생원인으로 10년 이상 된 노후경유차량을 꼽았다.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62.9%를 노후경유차가 배출하고 있다는 것.

박 팀장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화물차에 매연여과장치(DPF)를 장착하거나 조기폐차 보조금을 주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해당 시나리오를 강력하게 추진할 경우 수송부문 미세먼지 목표 저감량인 32%를 달성할 수 있으며, 오염물질 저감으로 매년 4조4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팀장은 이를 위해 화물차를 위시한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차종에 대해 대책을 집중해 단기적으로는 보조금 지원을 통한 차량교체 및 저공해화, 중장기적으로는 엔진기술개발 및 친환경 화물차로의 대체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차령제도를 시급하게 도입해 환경성 검사 및 실도로 검사를 통한 규제 초과 차량 단속을 강화하고, 경유세를 인상하면서 10년 이상 차량에 대한 유가보조금 축소, 불합리한 보조금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용성 박사는 통합정보관리체계 구축으로 항만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안용성 박사는 통합정보관리체계 구축으로 항만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항만 오염물질 저감 요구 증대하지만 성과 부진해

안용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항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매우 심각하다"고 운을 뗐다. 항만 및 선박활동으로 인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초)미세먼지, 휘발유 유기화합물의 배출을 항만 및 인근 지역 대기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부산, 인천, 울산, 전라남도에서 상당 규모의 선박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으며 특히 부산의 경우 전체 배출량 대비 선박 배출량 비중이 타도시 대비 압도적이라는 설명이다.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체 대비 질소산화물 13.1%, 황산화물 10.9%, 초미세먼지 6.6%로 전체 오염원 대비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항만 및 선박에 대한 엄격한 배출저감 및 관리의 국민적 요구가 증대하고 있지만 저감정책 수행 및 사업의 추진, 성과가 부진한 상황이다. 안 박사는 성과가 부진한 이유로 ▶감독 및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 미비 ▶예산 및 재원 부족 ▶정책 기초자료 미비 등을 들었다.

안 연구원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항만배출ㆍ오염ㆍ이동ㆍ영향 기초자료를 생산ㆍ확보 및 통합하는 정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기오염 배출저감을 위한 재원확보 근거법률로 기금을 조성해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예산 및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부처-기관별 항만 대기환경 관리ㆍ감독 업무, 권한 및 경계 법규를 명확화해야 한다”라며 “항만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협의ㆍ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윤제용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목표는 에너지, 수송, 산업, 농업, 생활 등 모든 분야에서 힘을 모아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라며 “오늘 심포지엄의 성과가 여러 기관 간 협동연구로 이어지고 미세먼지 문제가 없는 깨끗하고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공헌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축사에서 “미세먼지가 국가재난 수준의 긴급한 상황임을 인지할 때, 저감대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여러분의 정확한 진단과 평가가 필요하다”며 “오늘 이 자리가 분야별 다양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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