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업자 20곳 중 11곳이 당기순손실, 순익 증가는 5곳 뿐
4곳 제외하고 모두 영업이익 달성, 많은 금융비용이 적자주범

[이투뉴스] 국내 주요 지역난방사업자 20곳 중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한 업체는 5곳에 불과하고, 절반을 넘는 11개 업체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을 달성한 곳이 16개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부담 등 전체적으로 과도한 금융비용이 지역난방업계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지역난방부문(구역전기사업 포함) 주요 집단에너지업체 20곳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 이익규모는 전년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매출액은 20개 업체 모두 증가했다. 특히 신규 발전설비 풀가동에 들어간 춘천에너지(95%)와 위례에너지서비스(60%), GS파워(44%), 한국지역방공사(36%) 등이 크게 늘었다.

모든 업체의 매출이 상당폭 증가했음에도 불구 이익을 낸 업체는 9곳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이익규모가 감소한 4곳을 제외하면, 순익증가(흑자전환 포함) 업체는 5곳에 그쳤다. 열병합발전소 가동률 증가 및 SMP(전력시장가격) 상승으로 매출은 늘었으나, 수익성은 오히려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부문에선 수익을 냈지만, 계속된 정산으로 원가보다 낮은 요금을 적용할 수밖에 없던 열부문 손실이 컸다.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고속성장을 달성한 업체 대다수가 중대형 발전기를 보유한 대형 사업자라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지난해 한전과의 PPA(전력수급계약)를 끝낸 GS파워가 안양열병합 개체공사를 바탕으로 영업이익 1500억원,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한난을 밀어내고 완벽한 독주태세를 갖췄다. 

위례에너지서비스도 발전기 가동률 및 열고객 증가와 한난과의 열거래가 늘면서 매출이 60% 가까이 증가한 것은 물론 362억원(95%)의 영업이익과 313억원(2381%)의 순익을 올렸다. 대구그린파워 역시 매출액(2917억원, 14%)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무려 452% 늘어난 203억원을 달성, 31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인천종합에너지는 매출액이 17% 늘어난 714억원을 달성한데다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영업이익(222억원, 4.1%)과 순이익(168억원, 2.6%)을 올리는 등 탄탄한 실적을 자랑했다. 이밖에 이익규모는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평택에너지서비스(95억원), 안산도시개발(55억원)과 인천공항에너지(23억원), 미래엔 인천에너지(10억원) 등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부산정관에너지는 대출채권 중 일부를 출자전환(130억원)하면서 설립이후 처음으로 17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2월 중소기업은행(KIAMCO 정관에너지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이 현대건설 등 기존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과 중순위 대출채권을 전액 인수하면서 부채를 줄였기 때문이다. 다만 경영실적 개선이 일시적이 아닌 지속성을 띨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한난은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미가동에 따른 자산손상을 반영하면서 2265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나주 SRF를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8%나 감소하는 등 매출증가(2조4873억원, 35.6%)를 제외하고는 사업내용이 좋지 못했다. 더불어 DS파워(301억원), 춘천에너지(193억원), 대륜발전(151억원), 나래에너지서비스(147억원), 청라에너지(111억원), 별내에너지(111억원)가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울에너지공사 역시 전년도 23억원보다 더 늘어난 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삼익악기가 인수한 수완에너지의 경우 79억원의 영업이익에도 불구 8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리파이낸싱을 통해 전년보다 적자규모(24억→8억원)를 줄였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TPP(티피피)는 매출(310억원, 18.6%)과 영업이익(15억원, 29.8%) 모두 증가했으나,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적자전환(7억원)했다. 휴세스도 매출(280억원, 6.2%)과 영업이익(28억원, 319%)은 늘었지만, 금융비용을 견디지 못해 3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국내 지역난방사업부문은 흑자기업보다 적자를 보는 업체가 2배를 넘어설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지만, 포화수요가 점점 다가오면서 영업이익 측면에서 보면 서서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분석한 주요업체 20곳 중에서도 16개 업체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향후 정부의 제도개선과 함께 추가출자 내지 M&A 등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노력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집단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재무개선 노력 등 사업자 자구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원가에도 못 미치는 열요금과 함께 제대로 된 전력비용을 보상받지 못하는 사업구조가 지속된다면 소규모 선도업체를 제외하고 대다수 업체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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