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산업 빅뱅 온다. 빅피쳐 그리고 있다”
“가스산업 빅뱅 온다. 빅피쳐 그리고 있다”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9.05.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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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드] 강인구 경남에너지 대표

한국, 에너지 분야 규제 많다언젠가 규제 풀리고, 기회 올 것

프로스타는 에너지 특화 투자기관으로 인프라스트럭처에 큰 관심

▲강인구 대표가 창원·김해시 도시계획도 앞에서 향후 도시가스공급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강인구 대표가 창원·김해시 도시계획도 앞에서 향후 도시가스공급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호주계 인프라 펀드인 프로스타 캐피탈5500억원에 지분 95%를 인수하며 경남 9개 시·군구의 도시가스공급사인 경남에너지의 새 주인이 된 게 20176월이다. 해외 투자기관의 국내 도시가스사업 첫 진출 사례였던 만큼 주변의 관심이 컸다.

2017713일 경남에너지 대표이사에 취임해 2년 가까이 경남에너지를 이끈 강인구 대표이사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인구 사장(64)1977년 대우엔지니어링에 입사한 이후 이수화학 대표이사, 한국화학공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직전에 코리아 오일터미널 대표이사를 맡았다. 지난 40여년간 석유화학·공학 분야의 길을 걸어온 그가 도시가스사 대표를 맡게 된 데는 그만한 인연이 있을 듯했다.

도시가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프로스타 캐피탈 때문이고, 프로스타와 연결이 된 것은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이다. 경남에너지에 오기 전에 3년간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한 코리아 오일터미널의 대표를 지냈는데 이 때 프로스타를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가 나를 도시가스와 연결해준 셈이다

코리아 오일터미널 대표로 투자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싱가포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가한 그가 연사로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를 소개했고, 여기에 깊은 관심을 나타낸 컨퍼런스 회장에게 싱가포르와 우리나라를 오가며 카운슬링을 해주면서 프로스타와 인연이 맺어졌다. 이후 프로스타는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하지만 오일허브 프로젝트가 완성되지 않는 단계에 머무르면서 프로스타는 한국 내 새로운 투자처를 찾게 됐고, 그 결과로 경남에너지를 인수하게 됐다. 그가 경남에너지의 경영을 맡게 된 인연이다.

아직도 우리에게 프로스타 캐피탈은 생소하다. 프로스타가 어떤 곳인지 물었다.

프로스타 캐피탈은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세계적 투자기관이다. 특히 터미널,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에 비중을 두며, 그 가운데에서도 아시아 시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해 성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중 한 곳이 한국이다. 한국은 성장이 지속되고, 아직도 에너지 분야에 규제가 많다는 점에서 언젠가 규제가 풀리고, 기회가 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석유화학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도시가스는 처음이라 지난 2년간 소회가 남다를 듯했다.

주변에서도 그냥 가서 잘 운영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을 정도다(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도시가스와 인연이 없지 않다. 30년이 넘은 얘기지만 대우엔지니어링에 재직할 때 한국가스공사를 설립하기 전 한전과 우리나라 최초의 LNG도입 프로젝트를 놓고 논의를 이어간 바 있다. 한국가스공사 임원을 지낸 선우현범 씨나 박달영 씨와도 당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후 대우로 자리를 옮겨 무역부문에서 LNG도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가스에 대한 관심은 그때부터 여전하다

해외 인프라 펀드의 도시가스사 인수였던 만큼 최고경영자로서 고심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묻자 취임 후 지난 2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모를 정도로 할 일이 참 많았다고 말을 꺼냈다.

구조조정 없고, 임금 보전약속소통과 열린 경영

▲강인구 대표는 기업 성장동력의 하나로 내부의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
▲강인구 대표는 기업 성장동력의 하나로 내부의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

무엇보다 내부의 소통과 신뢰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알고 보니 인수가 이뤄지기 전 3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직원의 입장에서는 인력 조정과 급여가 가장 큰 이슈인데, 이런 정황을 나도 모르고 프로스타도 몰랐다. 회사 전체 인력이 270여명인데 70여명을 내보내고 급여도 30%를 삭감했으니 분위기가 냉랭하지 않을 수 없다

영업이익률이 한정된 도시가스사업의 특성 상 미래가치를 높이려면 투자를 늘려 매출을 올리는 방법과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가장 효과적인 게 비용을 줄이는 것이며, 가장 쉬운 게 인건비다. 회사를 매각하는 측에서는 이를 통해 미래가치를 높였을지 모르지만 내부의 불만과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펀드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주주가 바뀌면서 자칫 또 다시 인력조정과 급여조정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더 커진 만큼 내부 안정이 최우선과제라는 진단을 내린 강 사장은 전 직원에게 앞으로 구조조정은 절대 없으며, 삭감된 임금도 지속적으로 보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임금보전은 올해 완료돼 약속은 앞당겨 지켜지게 될 전망이다.

내부의 안정과 함께 외국계 기업문화가 접목돼 정시 퇴근 등 삶에 비중을 두는 이른바 워라밸이 이뤄지면서 직원 만족도 제고와 함께 노사 간 신뢰가 다져졌다. 지난해 가족친화 우수기업을 재인증 받고, 고용노동부로부터 고용상생지원 사업 공모를 승인받은 것도 그가 앞장선 소통과 열린 경영의 지표다.

에너지복지와 공공성 측면에서 경제성이 없는 지역에 대한 도시가스 보급이 정책적 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시·도 가운데 경상남도만 투자재원 전액 삭감에 이어 지난해부터 요금기저에서 투자보수가산을 제외시켰다.

경남도만 투자보수가산 제외득보다 실

도시가스 보급률이 98%를 넘은 서울시도 에너지복지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투자보수가산 제도를 적용해 에너지 취약지역의 도시가스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경남지역의 보급률은 지난해 말 기준 약 75%, 그것도 창원시와 김해시만 93%를 넘었을 뿐 통영시 69.6%, 거제시 46.7%, 밀양시 31.7%에 그치고 있다. 군 지역은 함안군 39.4%, 고성군 20.5%, 의령군 17.3%, 창녕군 9.5%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이 같은 투자보수가산 제외로 인해 배관 투자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강 사장은 요금인하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투명성과 합리성을 함께 갖춘 시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지자체들이 도시가스 보급 확대와 지역 간 보급률 편차를 줄이기 위해 투자보수가산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인데 반해 경남도만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경남 지역의 도시가스 보급률 수준을 감안할 때 투자보수가산 제도를 배제하는 것은 민간 도시가스사의 투자환경을 위축시켜 미공급지역 주민들만 도시가스 편익에서 소외되고, 지역경제 발전 저해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다 많은 주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가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뿐만 아니라 중앙 정부의 보급 확대 유인책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정책적인 얘기가 오고 간 만큼 지금의 도시가스 요금구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석유화학 분야에 오래 몸담았던 전문가로서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가스업종은 요금 결정부터 다른 업종과 시스템이 달라 규제 체감도가 크다. 원가에 초점을 맞추는 석유화학 분야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이런 가격결정시스템이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시장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등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에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어느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로 쉽지는 않다. 공익성은 다른 면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국의 모든 도시가스사가 사회공헌활동에 비중을 두는 속에서도 경남에너지의 활동은 남다르다. 문화·예술·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적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향토기업이라는 용어가 눈길을 끈다.

처음엔 다소 의아했던 게 사실이다. 이곳에서 사업을 하면 모두 향토기업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곳에 LG 등 여러 기업이 있지만 이들을 향토기업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공공재와 공익적 특성과 함께 이 기업은 우리 것이라는 지역적인 정서와 주인의식이 담겨 있는 듯하다. 대주주가 외국계로 바뀌었다고 변한 것은 없다. 기존에 진행하던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더 많은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을 주문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경남도민의 에너지복지와 더불어 공익 차원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강 사장은 사랑나눔 희망에너지라는 슬로건 아래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실로 어려움을 함께하며 따뜻함을 나누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업은 타이밍공부하고 변화의 흐름 읽어야

도시가스사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으면서 지속성장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화두다. 모든 도시가스사가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는 곳을 찾기 쉽지 않다. 최고경영자로서는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도시가스사 뿐만 아니라 어느 기업이든 성장전략은 영원한 과제로, 우리 주주들도 성장전략을 요구하기는 마찬가지다. 경남에너지도 태양광발전, 스팀사업, 바이오가스 제조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했다. 취임 이후 학계와 연구기관 등을 통해 조사를 해봤는데 이런 사업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가장 비중을 두고 추진하는 분야가 소규모부터 대규모까지의 연료전지 발전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인근 지역의 대규모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지분참여를 통한 발전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그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수요처 확보의 어려움과 가격의 불확실성이 고민거리이긴 하지만 독자적으로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가스 판매 증가와 수익구조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스사업이 이대로 가기는 어렵고, 언젠가 빅뱅이 온다고 본다. 대주주도 빅피쳐를 그리고 있다. 가스에 더해 오일 등 다양한 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영역 확대다. 사업은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을 잡으려면 끊임없이 공부하고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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