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발전설비로 개체…효율은 기네스급, 지역난방 공급안정에도 만점

1기신도시 최초로 현대화 추진, 발전효율 56%로 세계 최고수준
470→935MW로 발전용량 늘었으나 오염물질 배출은 대폭 감소

▲고효율-친환경 발전소로 거듭나고 있는 GS파워 안양열병합의 새로운 발전기(2-1호) 전경, 우측에 있는 굴뚝에 배흘림 방식을 적용했다.
▲고효율-친환경 발전소로 거듭나고 있는 GS파워 안양열병합의 새로운 발전기(2-1호) 전경, 우측에 있는 굴뚝에 배흘림 방식을 적용했다.

[이투뉴스]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 무량수전에서나 볼 수 있는 배흘림기둥(기둥 중앙에서 위 아래로 갈수록 폭을 줄여 조형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기둥)이 안양시내 복판에 있다. GS파워(대표 조효제) 안양열병합발전소 2호기 굴뚝이 배흘림 양식을 썼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발전소에 대한 시각적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사실 LNG복합발전소하면 8개짜리 굴뚝(연돌)이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역주민 민원에 시달리면서 발전소들이 점차 굴뚝을 감추는 추세다. 요즘 짓는 것들은 대부분 바깥에 사각형으로 구조물을 둘러씌워 일반 건물처럼 보이도록 한다. 하지만 안양열병합 2호기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를 축소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과거에는 원전과 석탄발전소처럼 LNG발전소도 바닷가에 대규모로 지은 후 고압 송전선을 통해 도시로 전기를 끌어 왔다. 이로 인해 많은 국토가 고압선으로 뒤덮였고, 송전 과정에서의 전력 손실도 적잖았다. 이에 정부는 수요지 인근에 발전소를 세워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에너지이용효율이 높은 집단에너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안양열병합발전소가 1993년에 지어진 것은 이같은 정부정책에 따른 것이다. 분당과 일산, 평촌, 중동에 택지개발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발전소까지 지은 것이다. 이들 1기신도시 열병합발전소는 인근 주민에 곧바로 전기와 열을 함께 공급, 우리나라 에너지효율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수요지에서 생산하다보니 발전소는 있으나 송전시설은 찾아볼 수 없다. 지하 전력구를 통해 배전망에 직접 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1기신도시 열병합발전소들은 준공 25년이 넘어가면서 노후화로 불안에 떨고 있다. 최신형 발전기에 비해 낮은 효율로 경제성이 떨어질뿐더러 고장도 많고, 오염물질은 더 많이 내뿜기 때문이다. 경제수명 25년이 넘은 안양열병합도 이같은 이유로 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 1기신도시 발전소 중 처음이다. 노후발전기 개체를 통해 안양열병합은 최첨단-친환경-고효율 열병합발전소로 탈바꿈했다.

◆ 최초·최고 기록 다수, 지금도 경신 중
GS파워 안양열병합은 여러 기록을 갖고 있으며, 지금도 하루하루 새로운 기록을 써가는 중이다. 1기신도시 최초로 현대화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국내 LNG발전소 중 최고의 발전효율을 자랑한다. 기존 발전설비를 운영하면서 남는 부지를 쪼개 발전소를 짓는 신공법도 눈에 띤다. 발전소 외관과 환경 개선 효과도 상당하다.

먼저 지난해 준공해 가동 중인 2-1호기의 발전효율은 기네스 급이다. 세계 최고효율로 기네스북에 오른 GE사의 7HA.02 가스터빈을 도입했다. 공급업체가 보장하는 발전효율이 55.78% 였다. 하지만 건설 후 실제 운영시험에서는 이보다 높은 56.08%를 기록했다. 이후 설비안정화를 통해 0.2∼0.3%P 더 높였다. 기존 설비가 43.72%라는 점을 감안하면 12% 넘게 발전효율을 끌어 올렸다. 한마디로 더 적은 가스를 사용해 더 많은 전기와 열을 만들어 낸다는 얘기다.

설비현대화를 통해 발전용량이 기존 470MW에서 935MW로 대폭 커졌다. 하지만 전기 생산용량은 증가했으나 오염물질 배출은 대폭 감소했다. 기본적으로 노후설비를 신규설비로 개체하면 대기오염물질 최적방지시설을 설치해 대기오염물질을 줄였다. 연돌 높이도 80M에서 105M로 높였다. 대표적인 질소산화물 배출농도의 경우 최첨단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통해 현재 40ppm에서 5ppm 이하로 낮췄다. 대기환경보전법의 배출허용기준의 4분의 1 수준이며,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최적방지시설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절반 수준이다.

안양열병합 현대화를 하면서 일부 말썽도 있었다. 발전용량을 너무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됐다. 하지만 열공급능력은 519Gcal에서 537Gcal로 별 차이가 없다. 가스터빈 기술발전으로 전기용량은 커지는 대신 열공급능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가스터빈의 경우 기존 발전기는 모두 4대가 있었지만 신규설비는 2대로 줄었다. 여기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 비상열원을 확보해야 하는 관계로 커진 측면도 있다.

오는 2021년에 현재 짓고 있는 2-2호기까지 모두 준공할 경우 GS파워는 기존 발전기를 철거할 예정이다. 안양열병합 현대화가 마무리되면 안양-의왕-과천지역의 지역난방 공급안정성이 현저히 올라가는 한편 전력공급도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발전효율 증대로 보다 저렴한 전기와 열을 생산, 지역난방사용자 후생도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양열병합발전소 전경. 새로 지은 발전소(사진 앞쪽)와 기존 발전기(뒤쪽)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양열병합발전소 전경. 새로 지은 발전소(사진 왼쪽)와 기존 발전기(가운데 뒤쪽)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 부천열병합 개체 추진 등 재도약 준비
GS파워는 지난해 한전과의 PPA(전력공급계약)가 끝나면서 갈림길에 섰다. 지금까지 안정적인 전력설비 운영기반이던 PPA 계약이 종료되면서 시장에서의 무한경쟁을 이겨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GS파워는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창출했다. 새로 지은 고효율 발전기가 준공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급전지시를 받아 풀가동했다. 여기에 LNG 직도입(가스공사 대비 평균 10% 저렴)을 통해 가격경쟁력 및 수익성까지 좋아지면서 LNG 발전기 중 2∼5위를 유지하는 등 효자로 등극했다.

GS파워는 안양과 함께 부천열병합 현대화도 추진하고 있다. 노후발전기 개체가 지역난방 공급안정성 개선 등 집단에너지사업을 위해서는 물론 에너지이용효율 제고 및 온실가스·오염물질 저감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관련 인프라를 모두 갖춘 1기신도시의 경우 어느 곳보다 우선적으로 설비 대·개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분당과 일산처럼 일부 지역주민의 반대에 직면, 사업추진이 더뎌지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GS파워는 열병합발전소 개체는 주민을 설득해 나가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것 외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생각이다. 지역주민 마음을 잡기 위해 지역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믿음에서다. 특히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1회성이 아닌 진정성 있는 활동을 통해 주민 속으로 한 걸음씩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인터뷰-김응환 안양생산부문장]
 “1기신도시 노후열병합 방치는 국가적 손실”
지역사회와 완벽하게 함께 하는 지역기업으로 역할할 터

▲김응환 GS파워 상무
▲김응환 GS파워 상무

“안양열병합 주기기 선정 당시 글로벌 기업 3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GE가 제시한 성능이나 주기기 공급조건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7HA.02 기종이 아직 상업운전 실적은 없었지만, 우리와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GS파워 안양열병합발전소의 최초 추진 단계부터 건설 및 운영까지 맡고 있는 김응환 안양생산부문장은 GE와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도입 당시 리스크는 있었지만, 결과가 좋아 만족하고 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GS파워의 이러한 도전은 지멘스와 미쓰비시가 장악한 국내 시장에 GE 모델이 처음 선보인 계기가 됐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발전효율은 기대 이상이었다. 제시한 성능보다 더 잘 나왔기 때문이다. 최적화까지 한 결과 발전효율이 60%를 넘어섰다. 열까지 포함하면 에너지이용효율은 83%까지 올라간다. 현재 국내 LNG발전기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우리가 발전소를 직접 짓는 첫 사업이었다. 특히 기존 발전기를 돌리면서 좁은 부지에 새로 지어야 하는 만큼 난관도 많았다. 수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기존설비에 지장 안주는 만큼 설비를 철거하고, 임시설비를 운영했다. 또 새로운 설비를 지으면, 이를 다시 연결했다. 직원들의 헌신과 열정이 대단했기에 가능했다”

그는 2-1호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시공사(GS건설)와 기기 공급사(GE)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어려운 점은 또 있었다. 발전소 부지 건너편에 아파트단지가 있는 등 말 그대로 도심 한복판이었기 때문이다. 최신기술과 신공법을 동원해서 소음이나 진동을 최소한으로 낮추는 등 지역주민의 불편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GS파워는 영하 15도까지는 쿨링타워에 백연이 전혀 발생기지 않도록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굴뚝도 20억원을 추가로 들여 배흘림식으로 바꿨다. 주민들에게 시각적인 위화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어르신을 위한 효도프로그램 등 주민을 위한 다양한 공헌활동 역시 열심이다. 철저하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지역기업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소규모 집단에너지업체들이 어려운 것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획단계보다 열수요가 엄청나게 줄었다. 건축물 단열성능 강화를 비롯해 따뜻한 날씨와 전기보조난방기로 인한 효과다. 우리 역시 한난으로부터 사업을 인수한 초기 어려움이 컸다. 국가적으로 편익을 제공하는 만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김 상무는 현재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전기 생산에 120원이 들어가는데 전력시장에서 100원 밖에 정산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분산전원 효과와 에너지이용효율 제고 등 기여도에 비해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수준의 발전기를 제외하더라도 중소규모 사업자에게는 이를 보완하는 수준으로 추가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도시에 열병합발전소를 함께 세운 것은 정부 정책 중에서 에너지 수요처와 생산지를 일치시킨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다. 노후설비를 방치해서는 훌륭한 정책모델이 사장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인프라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무엇보다 국가 전체적으로 엄청난 손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 상무는 1기신도시 열병합발전소 현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가스터빈 기술진보가 뚜렷한 상황에서 노후설비를 끌고 가는 것은 비효율일 뿐더러 에너지공급 안정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더 이상 고압송전선을 세우기 어려운 점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열병합발전이 에너지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만큼 그 역할이나 기여도에 대해 인정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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