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선거와 맞물려 정치인 검증에도 관심

[이투뉴스] 미국은 가장 평균기온이 높았던 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 트럼프의 입장을 묻지 않았다.

3년이 흐른 지금 미국은 산불 피해와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석탄 등 화석연료 산업을 지지하고 환경 정책을 철회하는 반환경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언론들은 2020년 선거기간 기후변화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을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며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 언론은 2020년 선거에서 가짜 뉴스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부정확한 조사에 의존했던 지난 2016년 선거에서의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 고심하고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소재 <포스트 앤 커리어>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보도하고 있는 토니 바텔름 기자는 “2016년 선거 기간 후보자에게 기후 변화에 대한 질문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MSNBC>는 5분 이상을 할애해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의 기후대응 계획에 대해 설명하도록 기회를 줬다. 워싱턴 주지사인 제이 인슬리는 기후변화를 그의 선거 캠페인의 주요 이슈로 만들고 있다.

그는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후보자 토론회를 열 것을 민주당 위원회에 요청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이달 초 <폭스뉴스>에서 기후 문제를 화두로 꺼냈고, 재생에너지 부문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거론하면서 청중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진보정책인 ‘그린 뉴딜’은 2020년 선거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MSNBC>는 1시간을 들여 뉴욕 출신 국회의원인 알렉산드라 오케시 코르테즈의 ‘그린 뉴딜’에 대해 다뤘다.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 참가 예상자들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유권자들은 기후변화 문제를 건강 보험과 동등한 최대 이슈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연구에 따르면 주요 신문사들이 기후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뉴스 점유율은 낮다.

진보 단체 ‘미디어 매터스’의 조사결과 주요 방송 네트워크인 ABC, CBS, NBC, Fox 등은 지난해 기후 변화에 대해 단 142분의 방송 시간을 할애했다. 

예일대와 조지 메이슨 대학의 기후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은 미국인 절반 정도가 미디어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또는 그 이하 밖에 듣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워싱턴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 뉴욕타임스, USA 투데이, 로스 앤젤레스 타임즈 등 미국 주요 신문사 5곳은 모두 합해 4년 전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보도를 약 3배 이상 늘렸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루고 있는 보도팀을 꾸렸으며, 정치부와 협력해 2020년 선거 후보자의 기후 변화 입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나 페어필드 기후 편집인은 밝혔다.

현재 ‘클라이맷 매터스’는 기상 캐스터와 지역 기자들에게 지구 온난화의 지역적 중요함을 설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페어필드 편집인은 “기후 변화와 지역 뉴스의 연결 고리를 일반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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