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이사장 “비핵화 전망 불투명 상태서 투자 못 따라와”

▲김영호 동북아평화센터 이사장은 철도 이전에 자원협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호 동북아평화센터 이사장은 철도 이전에 자원협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투뉴스]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철도보다는 자원개발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대중 정권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김영호 동북아평화센터 이사장은 최근 ‘한반도 경제통합의 길’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김영호 이사장은 특강을 시작하며 “‘열린 문으로 들어갈 자가 없다’는 말을 좋아한다”라며 “남북화합의 길도 우리가 열린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철도공동체는 썩 좋은 그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현재 문 정부는 철도공동체를 통해 에너지공동체로 나아가고, 에너지공동체를 통해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로 나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이사장이 볼 때 철도공동체 구상은 서유럽의 유럽철강석탄공동체(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 ECSC)를 모델로 한 것이다. 유럽석탄철강공동체는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6개국이 석탄과 철강자원의 공동관리를 위해 1952년 설립해 유럽연합으로까지 발전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의 비핵화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철도공동체에 대한 투자가 따라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라며 “또한 미국은 이런 종류의 구상에 대해서 아주 냉담하다. 미국의 적극적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철도공동체는 유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신 김 이사장은 한반도 경제통합이 개성공단의 부활과 확대에서 시작해 북한자원과의 결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월27일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은 자원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점을 예로 들었다. 현재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가치는 4000조에서 7000조까지 추산되고 있으며, 한국은 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에너지·자원 수입국이라는 것도 그 이유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한국은 현재 위기에 빠져 있다”라며 “칠레의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는 ‘날지 않으면 길을 잃는다’라고 말했다. 위기란 곧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찬스”라며 특강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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