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더운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감귤 등 농작물이 한반도로 상륙하는 등 농작물의 아열대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바닷속의 어류도 온대어류에서 아열대성으로 바뀌는 등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곳의 얘기가 아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진이 최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바다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아열대성 어류 종류가 온대 어류보다 많아지는 등 우리나라 남해안이 하루가 다르게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무인도인 홍도(통영시)에 사는 괭이갈매기를 관찰한 결과 올 4월1일 첫 번식을 시작해 2004년보다 열흘이 빨라졌으며 이는 연평균 기온이 상승추세를 보이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홍도의 연평균 기온 변화를 10년 단위로 살펴보면 1973~1979년은 13.8도, 1980~1989년 13.7도, 1990~1999년은 14.2로, 2000~2009년 14.2도, 2010~2018년은 14.8도로 나타나 40년만에 1도가 상승했다.

이같은 생태계 변화로 제주도에서만 분포했던 열대·아열대 식물인 ‘고깔닭의장풀’이 작년 홍도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홍도에는 ‘선인장’도 넓게 분포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세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 아닌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기후이주자’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는 각국의 재정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큰 요인으로 작용, 경제 부국과 빈국 사이의 빈부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마셀 버트 스탠포드대학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이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수치화했다. 버트 교수에 따르면 기후온난화로 경제 빈국들은 더 손해를 본 반면 과거 50여년간 산업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었던 경제부국들은 오히려 지구온난화로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

연구에 의하면 버크교수는 기후 과학자인 노아 디펜바우와 함께 1960년대 이후 20개 기후 모델 이상을 살펴보고 1961년과 2000년 사이 기후변화는 인구당 수입을 17~30% 감소시킨 것으로 추산했다. 기온 상승이 없었다면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의 경우 29% 더 부유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이제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아무런 대처없이 미적미적하다 보면 한반도도 야금야금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생길 것이다. 마침 정부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기후환경회의를 발 족시켰다. 환경회의는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문제에도 접근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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