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업체 지난해 매출-영업이익-순익 모두 증가세 유지
SMP 상승이 효자역할, 석탄규제 강화 및 배출권이 암초

[이투뉴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이 지난해 석탄발전에 대한 규제강화와 배출권거래제 및 미세먼지 이슈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괜찮은 경영실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시장가격 강세와 함께 안정적인 스팀수요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매출액 100억원이 넘는 국내 주요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사업자(병행부문 포함)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대다수 업체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세부적으로 17개 업체 중 매출이 감소한 업체가 3곳, 이익을 내지 못한 업체는 2곳에 불과할 정도로 전반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먼저 매출액 5000억원이 넘어 빅5로 불리는 대형업체들의 실적이 모두 좋았다. GS E&R이 매출액 8788억원과 357억원의 영업이익, 423억원의 순익을 올리는 등 전년대비 경영 전부문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둬, STX에너지 인수 이후 사업부문 구조조정을 마치고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한화에너지 역시 5975억원의 매출과 11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두 자리 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순이익도 8%가 늘어난 879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집단에너지사업은 예년 수준에 머물렀으나, 해외 태양광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한주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익이 모두 증가하기는 했지만,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주주회사가 모두 한주로부터 전기와 스팀을 받는 수요처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군장에너지도 영업이익 규모는 한화에너지에 이어 2위를 유지했지만, 전년보다는 18% 감소해 아쉬움을 남겼다. 씨텍은 매출증가율은 7%에 머물렀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모두 20%를 훌쩍 뛰어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위권에서는 OCI SE, 김천에너지서비스, 무림파워텍, 석문에너지가 쾌조의 성적을 보여줬다. 먼저 OCI SE는 40.9% 늘어난 2777억원의 매출과 91% 늘어난 552억원의 영업이익을 자랑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0.9% 증가한 323억원을 달성했다. 김천에너지서비스도 매출액 22.3%, 영업이익 34.6% 증가와 함께 전년보다 2배 늘어난 15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무림파워텍은 전년보다 15% 증가한 561억원의 매출과 함께 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흑자로 전환했다. 순이익은 투자주식 처분 및 지분법 이익으로 전년대비 1500%이상 늘어난 48억원을 달성했다. 석문에너지도 지난해 매출 42.5%, 영업이익 370% 증가를 기록한 것은 물론 97억원의 순익을 달성함으로써 흑자로 전환했다.

이밖에 KG ETS가 매출-영업이익-순익 모두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호성적을 보였고, 이건에너지와 대재에너지 역시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가동실적이 개선되면서 매출과 이익규모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이건에너지는 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반면 현대에너지는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물론 어렵사리 영업이익(16억원)을 올렸지만, 금융비용과 법인세까지 크게 늘면서 339억원의 적자를 입었다. 현대에너지는 후발주자라는 약점과 함께 발전 및 스팀 생산을 위한 설비방식에서도 단점이 부각되는 등 산단 열병합발전사업자로서는 유일하게 경영적자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병행사업자(지역난방+산업단지)인 대전열병합발전의 경우 지역난방부문 저조로 매출액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으나, 다행히 흑자기조는 유지했다. 역시 병행사업자인 전북집단에너지도 매출은 증가했으나, 이익규모는 감소했다. 소규모 열병합발전사업자인 상공에너지는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과 순익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천일에너지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익이 모두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업계는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반적으로 실적이 괜찮았던 것은 전력시장가격(SMP)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한데다 스팀수요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중소 사업자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산단 입주기업들의 이탈 등으로 중소산단이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바이오매스 분야 시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산단 열병합발전 관계자는 “업체마다 사정이 약간씩은 다르지만 지난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력부문이 도와줬고, 스팀수요도 유지돼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는 석탄발전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것은 물론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고, 제조업 등 경기까지 불안해지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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