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주년특집>[포스트 교토체제에 대비한다]/온실가스 처리ㆍ저감기술 확보 땐 "돈 버는 기회"
<창간1주년특집>[포스트 교토체제에 대비한다]/온실가스 처리ㆍ저감기술 확보 땐 "돈 버는 기회"
  • 조병준
  • 승인 2008.04.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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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2012년까지 기술ㆍ인력 등 적극 준비해야/2013~2017년 CO2 2260만톤 감축 의무 부여될 듯

오는 2012년 교토 체제가 마무리되고 '발리로드맵'으로 대체된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기후변화협약은 '강건너 불'이 아닌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폐막된 제1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발리로드맵에 따라 당사국들은 향후 2년간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되며, 2009년 당사국총회에서 의무감축량이 최종 결정된다. 도쿄의정서 체제 하에서는 의무감축량 부과가 없어 온실가스 감축 스케줄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우리 기업들도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비해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고, 아직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만 느끼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준비할 부분은 어떤 게 있을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2000만t 이상 감축량 부여 전망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았던 미국이 포스트 교토체제(Post-2012 기후변화체제) 참여가 '발리 총회'에서 확정됐다.

 

또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개도국을 포스트 교토체제에 참여시키기 위한 협상의 틀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은 교토의정서 의무감축 국가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며, 개도국은 기술, 재정 및 능력 구축 지원에 의한 지속가능발전의 맥락에서 측정, 보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자체적으로 적정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한 우리나라 역시 포스트 교토체제 하에서까지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을 면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발리로드맵에서 구체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0위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두 자릿수 이상 감축량 의무를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1990년 배출량은 2억2600만t(이하 CO2환산t)으로 2013년부터 5년간 10%의 감축량 의무를 부여받을 경우  2260만t을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 저감기술 보유국에 유리


1992년 리우 환경회의에서 지구온난화 추세를 완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된 이후 교토의정서, 발리로드맵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기후변화협약은 표면상으로는 환경협약이지만, 온실가스 처리 및 저감 첨단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경쟁력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제협약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먼저 탄소배출 저감을 유도할 수 있는 비관세 무역규제의 강화가 예상돼 REACH(신화학물질관리제도), RoHS(전자정보제품오염관리법), POPs(잔류성유기오염물질)협약 등과 함께 환경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현행 에너지 세제의 강화로 에너지 단가의 급격한 인상이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총량 규제시 탄소배출 한도에 걸려 공장 신증설 및 M&A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신재생 기술시장이 확대되고, 탄소배출량 저감 관련 컨설팅 시장이 확대되며, 온실가스 저감 기술을 확보한 기업의 경우 기업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점도 있다.

 

국내 기업들은 교토의정서 만료기한인 2012년까지는 의무감축이 면제되는 만큼 단기적 대외 무역 경쟁력 강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기술 및 관리 측면에서 발 빠르게 대응한다면 새로운 사업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게 바로 기후변화협약이다.


영국ㆍ독일, 기후변화 방지 정책 적극 추진


교토의정서 체제 하에서 의무감축량을 할당받은 유럽 주요 국가들은 물론 교토의정서 불참국인 미국도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각종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80%의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은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21%, 2020년까지 40%의 감축 목표를 세웠다.

 

도쿄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았던 미국도 2050년까지 2005년 대비 70%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 1월 상원 환경위를 통과했고, 호주도 2050년까지 2000년 대비 60%를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은 2050년까지 현 수준 대비 50%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예정이며, 중국도 2010년까지 2005년 대비 GDP당 에너지 소비량을 20%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 발리로드맵 후속조치 마련


정부는 발리 회의 폐막 직후 기후변화 대책 위원회를 열고 ‘발리로드맵’ 후속 조치를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 제4차 종합대책(2008∼2012)’을 확정했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먼저 저탄소 에너지 공급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06년 2.3%에서 2011년 5%, 2030년 9%까지 확대하고, 바이오디젤의 혼합 비율도 지난해 0.5%에서 2012년 3%까지 늘릴 예정이다. 천연가스도 2012년까지 3336만t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원자력의 비중을 전략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 중장기 원자력 비중에 대한 국가목표를 올해 중으로 설정키로 했다.

 

산업계에서는 온실가스 다량 배출 업체의 자발적 감축계획 이행과 에너지 절감 설비에 대한 투자 지원을 통해 2012년까지 180만t을 감축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05년 배출량의 3.2%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대규모 주거 및 산업단지에 대한 집단에너지 공급 확대를 통해 25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

 

정부는 열병합발전을 통한 환경친화적 집단에너지를 2012년까지 30개 사업장에 추가 공급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집단주거지역은 현재 26개에서 52개 지역으로, 산업단지는 21개 사업장에서 25개 사업장으로 집단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자동차 에너지효율 개선 및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도 추진된다. 첨단도로교통체계(ITS)의 도입·확충에 따른 효율적 교통운영으로 지.정체에 따른 배기가스를 감축하는 등 자동차 온실가스 저감을 통해 2012년까지 60만t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청정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자동차 보급도 늘릴 예정이다.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자동차 7920대, 연료전지자동차 1750대, 천연가스 버스 및 청소차를 각각 1만3080대 및 1122대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한 탄소시장 활성화도 적극 추진된다. 정부는 자발적 배출권 거래소를 늦어도 2009년까지 출범시킬 계획이며 조기 감축 인정 등 온실가스 감축사업의 활성화 및 공급기반 확충에 주력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협약 등을 통해 자발적 수요 기반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 CDM 등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투자하는 탄소펀드를 추가로 조성하고 배출권에 직접 투자하는 탄소펀드도 조성·운영키로 했다. 배출권거래 전문회사 설립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 공공기관의 에너지소비 총량제 단계적 확대, 가정·산업용 기기 에너지 이용 효율화, 건축물 에너지효율 개선, 환경친화형 신산업구조 유도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 분야별 추진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저감잠재량 적어 '고민'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교토의정서체제 하에서부터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은 의무감축량 부과가 없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졌으나, 앞으로는 구체적인 감축 스케줄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속도를 높여야 할 상황이다.
 
LG화학은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으로 M&A 및 신증설 등 지속적 성장에 따른 에너지 절대 사용량 증가를 꼽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제품 및 공정, 사용 에너지원이 다양하고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 기준이 없으며, 국제 기준에 맞는 이산화탄소(CO2) 배출 현황 분석 및 통계 DB 미흡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온실가스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국내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 관련 인벤토리 구축을 완료한 상태로, 특히 지난해에는 청주공장이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에너지관리공단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이미 설비 및 공정 기술이 안정화 돼 있어 미래 저감 잠재량이 크지 않고, 경영성과 위주의 투자 경제성 평가방식을 따를 경우 투자 가치가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CDM(청정개발체제) 활용 및 배출권 거래를 연구하고 도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제품별 CO2 등급제 및 녹색 소비 운동과 연계 활동에 대비해 에너지 저소비 제품 및 프로세스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LG화학 뿐 아니라 다른 화학기업들 역시 인벤토리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NCC업체인 여천NCC는 2006년 11월 인벤토리를 구축, 공장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게 됐다. 여천NCC는 인벤토리 구축 이후 생산실적프로그램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파악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이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치산업이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업계 특성상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절대량을 줄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에틸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증설 및노후설비 교체 등 고효율설비 사용을 늘려 원단위 감소에 주력할 방침이다.

 

중기 온실가스 감축이 대기업 경쟁력으로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장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할 만한 정보나 기술, 인력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체적인 대응 보다는 업종단체나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LG화학 환경안전팀 박인 팀장은 ‘중소기업의 기후변화협약 대응전략’ 리포트에서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은 관련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면서 “인력과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에게 온실가스 ▲배출통계 구축 ▲감축잠재량 분석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 구축 ▲온실가스 관리 등으로 이어지는 대응전략을 마련할 것을 충고했다.

 

또 공급망 관리에 있어 기존의 품질, 비용, 납기 외에 환경성을 추가로 고려함으로써 친환경제품의 개발·생산 등 환경 이슈와 관련된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ESCM(Eco-SCM) 체제를 기후변화협약 대응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탄소시장 2010년 1500억달러 규모 전망 


기후변화협약과 관련, 기업들에게 기회요인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탄소시장 진출이다.

 

교토의정서에서 채택된 '교토 유연성체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시장 원리를 도입하고 있다.

 

먼저 국제배출권거래제도(IET)는 국가별로 부과된 배출쿼터의 매매를 허용하는 것이고, 청정개발체제(CDM)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감축한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또 공동이행제도(JI)는 선진국이 다른 선진국에 투자해 감축한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선진국 사이의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유도한다.

 

우리나라는 2012년까지는 별도의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없어 CDM을 통해서만 배출권 거래가 가능하지만 포스트 교토 체제에서는 IET와 JI로의 참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교토의정서 체제 하에서 온실가스 절감 노력을 통해 할당된 목표를 초과 달성한 국가와 기업은 초과 달성분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얻게 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부족분만큼의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교토의정서에서 추구하는 ‘시장원리 도입’의 성과는 ‘탄소시장’의 형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EU는 지난 2005년 1월 세계 최대 탄소 시장인 ETS(Emission Trading Scheme)를 개설, 배출허용권을 25개 국가에 할당했으며, 현재 EU ETS 내에서 약 82억유로 규모의 배출권이 거래되고 있다.

 

또 일본, 캐나다에서도 국내 거래시장을 개설했고, 우리나라도 올해 중으로 탄소시장 형성에 필요한 탄소감축실적 발급 및 탄소시장 참여유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자발적 감축’을 기치로 내건 미국과 호주 등 비교토의정서 국가 역시 자체적으로 탄소거래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와는 별도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프로젝트 형태로 거래하는 자발적 시장도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탄소 배출과 관련이 없는 기업이나 개인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있음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소량의 배출권을 상징적으로 구매하는 소매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탄소시장은 온실가스 규제 본격화와 EU 배출권 시장의 활성화, CDM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 등의 요인에 따라 지난해 300억달러 규모에서 2010년 1500억달러로 5배의 성장을 나타내는 등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탄소시장 규모 1억달러 안팎 


에너지 다소비국 중 하나인 한국으로서는 2012년 이후 포스트 교토체제 하에서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과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1990~2004년 사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은 연평균 4.7%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국내 탄소시장규모는 2005~2006 누적치로 1억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된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지난해 말까지 누적 시장규모는 1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3680만CO2t으로 1995년(4억3150만CO2t) 대비 1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교토체제 하에서 우리나라에 1995년 대비 5%의 감축 의무가 부여될 경우 연간 49억달러의 온실가스 감축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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