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 김대호 박사팀, 유도가열 기술 개발 상용화

▲김대호 전기연구원 박사가 마이크로파 기술을 활용해 열처리한 로이유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대호 전기연구원 박사가 마이크로파 기술을 활용해 열처리한 로이유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투뉴스] 국내연구진이 전자레인지에 이용되는 마이크로파를 활용해 대면적 로이유리를 경제적으로 열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로이유리는 뛰어난 단열 성능과 에너지절감 효과로 건축분야에서 선호되고 있으나 높은 열처리 비용으로 확대보급이 제한적이었다.

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은 나노융합연구센터 김대호 박사팀이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유도가열 기술로 금속 나노박막을 연속적이면서 균일하게 고속 열처리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하는 2.45GHz 주파수의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활용해 금속 등 전도성 소재로 이루어진 박막을 순간적으로 고온 가열하는 신기술이다. 전도성 표면에 자기장에 의한 유도전류를 발생시켜 저항열로 나노박막을 가열하는 원리다.

전기에너지에서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효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에너지전환 효율이 높아 나노미터 수준의 얇은 전도성 박막을 1초 이내에 1000℃ 이상 온도로 빠르게 열처리 할 수 있다.

기존 유도가열 기술은 수십kHz 수준의 주파수를 갖는 자기장을 만들어 금속소재를 가열하는 방식으로, 조리용 인덕션 등 밀리미터(mm) 수준의 두꺼운 소재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전자기장 주파수에 따라 금속에 대한 침투깊이가 달라 1㎛(1mm의 1000분의 1)이하 얇은 두께의 나노박막은 적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김대호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대면적에서도 연속성과 균일성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열처리가 가능해 친환경 단열유리로 각광을 받고 있는 로이유리 열처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이유리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가시광선은 투과해 실내를 밝게 유지하면서도 열의 원적외선은 반사하는 에너지절약유리다. 겨울에는 내부 난방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여름에는 바깥의 열기를 차단해 냉·난방비를 크게 절감해 준다.

연구팀은 이번 개발 기술을 적용해 1초당 100mm의 속도로 흘러가는 로이유리를 500℃ 이상의 온도로 균일하게 열처리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열 처리된 로이유리는 코팅된 은나노박막의 결정성 향상으로 전도성이 30% 높아졌다.

또 태양광의 열적외선 반사율(단열효과)은 5% 이상, 가시광선 투과율(채광효과)은 2.5% 이상 각각 개선되는 효과를 입증했다. 건축물 열손실의 40~50%는 창과 유리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연구원은 이번 기술개발로 로이유리 열처리 공정장비 시장이 새롭게 재편돼 상당기간 전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대호 선임연구원은 “기존 로이유리 가열 기술들은 열처리 이후 가공성과 에너지 비용에 따른 경제성 문제 등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면서 "마이크로파 유도가열 기술은 필요한 부문만을 순간적이고 선택적으로 가열할 수 있어 장치규모도 대폭 줄일 수 있고,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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