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스 바텔코리아 대표의 쓴소리

외국 에너지 전문가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에너지산업과 정책은 어떤 모습일까.
"양(量)보다 질(質) 높은 에너지를 개발할 때이며, 새로운 에너지 개발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또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뚜렷하지 못한 면이 보입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국내 에너지산업이 양적으로 팽창했다면 이젠 품질을 높여 고부가가치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신재생에너지만 고집할 게 아니라 새로운 차세대 에너지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훈수다.
 
리차드 아담스(Richard C. Adamsㆍ53ㆍ사진) 바텔코리아 대표는 이처럼 우리나라의 에너지산업과 정책에 대해 매우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석유 천연가스 의존도가 매우 높아 우려스럽다는 아담스 대표는 "바텔코리아는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입장이라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에너지 과학기술을 외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핵개발 외에 다른 에너지 과학엔 약해 보인다"며 "아직 한국정부가 명확한 초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같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에너지산업 환경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가적 지원하에 에너지집약산업이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고부가가치를 높이는 효율적인 산업으로 전환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하고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 등 신재생에너지보다 더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더딘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을 꼬집었다.

 

미국 바텔연구소는 최근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텔코리아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에너지, 바이오, 첨단소재, 연구인프라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담스 대표는 "바텔연구소가 최근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에너지와 환경"이라며 "약 15년째 석탄을 이용한 고체산화연료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수소에너지 재생화 연구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 적합한 에너지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밝히고 "한국이 원할 경우엔 기술적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칫 기술은 있지만 상업화 능력이 없는 우리나라의 기업에 대해 인수 합병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아담스 대표는 "개발자에게 파트너를 구해주고 생산, 판매 등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며 "바텔연구소의 주업종은 분명히 연구개발"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근까지 미국 바텔연구소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던 그는 바텔코리아의 초대 대표가 됐다. 우리나라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아담스 바텔코리아 초대 대표는 과학기술 정책분야 박사로 30년째 바텔연구소와 인연을 맺어오면서 에너지시스템부장 등을 역임한 에너지연구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아담스 대표은 부인 조엔 아담스(Joan Adamsㆍ바텔코리아 부사장겸 최고기술경영자)와 함께 바텔코리아에 근무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과학기술 전문연구소인 미국 바텔연구소는 지난 6월 100% 지분을 출자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한국법인 바텔코리아를 설립했다. 2년간 시장을 조사한 끝에 우리나라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은 것. 그 배경에는 아시아의 연구개발시장이 향후 15~20년간 급성장할 것이라는 칼 콜트(Carl F. Kohrt) 미국 바텔연구소 CEO의 판단이 깔려있다.

 

리차드 아담스 바텔코리아 대표는...


지난 1977년 바텔에 입사한 이래 에너지시스템부 매니저, 기술설계사, 인적자원관리자 등을 두루 거쳤다.

 

미국 밀러스빌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워싱턴주립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조지메이슨대에서 과학기술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인 조엔 아담스씨와 재래시장에서 여가를 즐기는 재미에 푹 빠져 '한국의 맛'을 느끼고 있다.


<학력>

1975년 밀러스빌 대학교(Millersville University) 경제학 학사
1977년 워싱턴 주립 대학교(Washington State University) 경제학 석사

美 바텔연구소는...

 

1929년 설립돼 미국의 테네시주에 있는 오크리지국립연구소 등 미국의 5개 정부출연연구소를 위탁운영하고 있는 연구소다.

 

인력은 1만9000명. 연방정부, 주 정부, 지방정부 등과 공동으로 800개 이상의 팀을 운영하며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2000여 개의 기업과 정부기관에 대해 기술개발 및 사업화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텔은 복사기 최초개발, 콤팩트 디스크개발, 바코드 실용화 기술개발, 통신용 광섬유 기술개발 등의 세계적 연구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지난 30여 년 전 국내 첫 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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