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능표준값 하반기 고시…10만㎡ 이상 건물에 즉시 적용
발전효율 60%로 연료전지중 최고, 향후 5년간 102MW 보급목표

[이투뉴스] 서울시가 새로 짓는 민간 중·대형 건물에 기존 방식보다 발전효율이 10% 이상 높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 SOFC)를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기준 마련에 나선다. 이렇게 되면 현재 시판되는 어떤 연료전지라도 모두 설치가 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다. 화력발전처럼 연료를 태워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이 없어 친환경적인데다 태양광의 1/300, 풍력의 1/30 정도의 공간밖에 차지하지 않다.

수소는 물에서 시작해 다시 물로 돌아가는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나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궁극적인 대체 에너지이자 클린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에너지의 흐름도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같이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차세대 고효율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는 발전효율이 최대 60%로 현존하는 수소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아 발전특화 연료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건물 관리를 위해 야간에도 항상 전력이 필요한 중·대형 건물이 많은 대도시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상용화돼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1월 경기도 분당에 발전사업용으로 최초 도입돼 운영 중이다.

수소연료전지 종류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 필요한 전해질(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에 따라 나뉜다. 현재 민간건물에 설치·운영 중인 연료전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분자전해질형(PEMFC)의 경우 100℃ 이하의 낮은 작동온도 때문에 쉽게 끄고 켤 수 있어 전력이 필요할 때만 가동하는 주택이나 소규모 건축물에는 적합하다.

다만 상대적으로 낮은 발전효율(35∼37%) 때문에 전력이 상시 필요한 중·대형 건축물에서는 수소 추출에 사용되는 도시가스 요금대비 발전실익이 낮아 전기요금 단가가 높은 여름철 전력 성수기나 열에너지가 필요한 시기에만 단시간 가동되는 형편이다. 여기에 현재 연료전지 가운데 유일하게 PEMFC 방식만 KS 인증기준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는 새로 짓는 중·대형 민간 건물에도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가 도입될 수 있도록 설계기준(성능표준값)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하반기 중 고시를 제정해 즉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연면적 10만㎡ 이상인 환경영향평가 대상 건물부터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연면적 3천㎡ 이상(서울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 심의대상) 건물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신축 건물은 PEMFC, PAFC, SOFC 등 선택 가능한 연료전지 종류가 3종으로 확대돼 건물 크기와 용도, 에너지사용 패턴 등을 고려해 맞춤형 연료전지를 선택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달 초 기존보다 6.5% 인하된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이 신설돼 요금대비 전기발전 실익이 커지는 만큼 가동률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료전지 설계기준은 설치용량당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건물에 실제 도입하려면 설계기준에 따라 설계안에 반영해야 한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건물 신축 시 건물이 필요한 에너지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자급하도록 의무화, 서울시 건물에는 태양광, 수소 연료전지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내 업체에서 개발 중인 건물용 SOFC 제품들의 상용화가 목전에 있고 정부도 올초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이 분야 R&D를 지원중인 만큼, 이번 설계기준 마련을 통해 건물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선도적으로 정착시키고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SOFC 연료전지는 미국 블룸에너지 제품이 수입되고 있는 가운데 STX중공업, 미코, 경동나비엔 등 국내 업체에서 개발한 제품도 상용화에 앞서 실증시험 중에 있다.

시는 2012년부터 시작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에 따라 민간건물의 수소연료전지 설치가 점점 늘고 있으며, 올해 모두 400kW 규모로 신규설치가 예상돼 연간 100억대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향후 5년 간 모두 102MW(발전용 100MW, 건물용 2MW) SOFC 연료전지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산 전력량은 18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7억9000만kWh)로 에너지자립도시를 위한 주요설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시는 2009년부터 연료전지발전소 유치, 수소충전소 운영 등 누구보다 항상 먼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움직여 왔다”며 “국내 업체에서도 개발 중인 발전특화 연료전지인 SOFC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선도적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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