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만큼 내겠다’는 국민 Vs ‘전기료 깎아준다’는 정부
‘쓴 만큼 내겠다’는 국민 Vs ‘전기료 깎아준다’는 정부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9.06.1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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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놓고 입장 뒤바뀐 양측
▲한전소액주주모임 관계자들이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공청회가 열린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부 개편안을 규탄하는 프랭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전소액주주모임 관계자들이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공청회가 열린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부 개편안을 규탄하는 프랭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투뉴스] 전기소비자는 소비량에 비례해 합당한 요금을 지불하겠다는데, 정부는 자꾸 요금부담 경감을 거론하며 인기영합적 대안을 내밀었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민관 TF가 제시한 3개 개편안으로 놓고 소비자 의견을 수렴하는 11일 공청회에서다.

이자리에서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쓰는 양만큼 내는 게 국민정서에도 맞고 형평성에 맞다. 공평한 제도가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다”면서 3안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이 안은 연중 kWh당 125.5원을 적용해 누진제 논란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시나리오다.  

A씨는 “오늘 패널들이 소비자 대표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많이 버는 분도, 취약층도 더 내겠다, (누진제를)폐지하라고들 하던데, 누가 그런안(1안)을 주장했냐”고 반문하면서 “전체의 50%가 넘는 산업용은 낮은 요금을 그대로 둔 채 20%도 안되는 가정용 때문에 한전 수익이 걱정된다는 얘기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E컨슈머와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모두 1안을 대안으로 꼽았다. 단 송보경 E컨슈머 대표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돼 있음을 지적했고, 박인례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이렇게 보전해주면서 발생한 한전 적자를 어떻게 해결할지, 지속가능한지 생각해야 한다”며 누진제 재개편을 주문했다.

3안은 한전이 이달 4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집계한 온라인 의견수렴 결과에서도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1단계 요금 인상은 물론 300kWh 이하를 사용하는 약 1416만 가구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최종안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견해다.

정부가 전체 전기료 부담액 경감에만 초점을 맞춘 포퓰리즘 대안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정한경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편안과 관련, “3안(연중 단일요금제 적용 누진제 폐지)을 제외하면 1,2안은 1단계를 손대지 않고 문제의 근원을 그대로 두는 것 아니냐. 특정 소비자에 원가이하로 공급하면, 누군가가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1~3안은 모두 한전 징수액은 현재보다 2000억~3000억원 감소한다. 정부와 여당은 작년 여름처럼 7~8월에 한해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1안을 사실상 밀고 있다.

정 전 연구위원은 “3단계 3배수로 줄인 개편에서 더 나아가 1.5배수로 개선할 줄 알았는데, 최근에 정부는 한전요금과 적자가 관련이 없다거나 원가이하 공급이 사회적 책무라고 말한다. 정부 규제정책은 원칙이 있다. 사회적 책임 등 수사적 표현은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기업으로서 한전은 소비자간 형평성을 따져 각자 비용을 발생시킨대로 부담시켜야 한다. 현 정부의 3대 축인 공정경쟁을 위해서도 공정한 전기료 부과는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가 우리가 얼마나 공정경쟁을 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번 개편안이 일회성 요금감면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한파대책을 세우다보니 누진제 근본 개편논의가 아닌 어정쩡한 전기료 인하 정책이 됐고, 그 부담을 한전이 떠안는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개편안이 됐다"며 "한번 전기료를 깎아주는 게 뭐가 도움이 되겠나, 폭염대책과 누진제 대책을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관 TF는 이날 공청회 결과와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조만간 한전에 권고안을 건넬 예정이다. 한전은 이를 토대로 전기료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한 뒤 이사회 의결, 전기위원회 심의, 산업부 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늦어도 내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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