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우 원자력연구원 박사팀 연구성과…유영 및 원격 이동제어도 가능

▲방사성 세슘 제거를 위한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 개념도
▲방사성 세슘 제거를 위한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 개념도

[이투뉴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 폐수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폐수 속을 헤엄치며 방사성물질인 세슘을 제거하는 미세 수중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해체기술연구부 박찬우 박사팀이 원격제어로 방사성 폐수 속을 유영하면서 세슘을 감지·제거하는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방사성 폐수는 원자력시설 사고나 운영과정에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고, 세슘, 코발트 등 다양한 핵종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방사성 세슘은 물에 잘 녹아 외부 유출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제거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감기가 30여년에 달하고 감마선을 방출해 체내 흡수 시 근육 등에 축적될 수 있는 위험물질이다. 환경에 유출될 경우 장기간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철저한 방사성 폐수 정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세슘 제거에 주로 사용되는 기존 흡착제는 작업자 안전을 위해 까다로운 준비가 필요할 뿐 아니라 사용한 흡착제와 설비 자체가 2차 폐기물로 남는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 페로시안화구리가 코팅된 이산화규소 입자의 한 쪽 면에 자성을 갖는 니켈 박막과 화학반응을 통해 추진력을 만들어 내는 백금박막이 코팅돼 있다. ⓒ원자력연구원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 페로시안화구리가 코팅된 이산화규소 입자의 한 쪽 면에 자성을 갖는 니켈 박막과 화학반응을 통해 추진력을 만들어 내는 백금박막이 코팅돼 있다. ⓒ원자력연구원

연구원이 이번에 개발한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은 머리카락 두께의 10분의 1인 약 7㎛(마이크로미터) 크기여서 육안으로는 가루처럼 보인다. 세슘을 흡착하는 페로시안화구리(copper ferrocyanide)를 입힌 이산화규소 마이크로입자를 몸체로 입자의 한 쪽 면에는 백금촉매와 니켈을 코팅해 운동 능력을 갖췄다.

방사성 폐수에 이 미세 로봇과 과산화수소를 함께 투입하면, 백금 촉매와 과산화수소가 화학적으로 반응하면서 산소 방울이 생기는데, 이를 추진력 삼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자성을 가진 니켈의 특성을 이용, 외부에서 자기장으로 로봇의 이동을 제어할 수도 있다. 수중에서 이동하며 방사성 세슘을 빠른 속도로 제거할 수 있어 기존 수동형 흡착제에 비해 세슘 제거속도가 60배 빠르다.

폐수 속에 세슘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나트륨 등의 경쟁 이온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98% 이상을 성공적으로 제거해 정화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외부에서 자기장을 조절해 원격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도 있으므로 작업자 피폭 예방과 노출 최소화에 효과적이다. 세슘을 포획하고 난 미세로봇은 회수 후 방사성폐기물로 분리·처분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찬우 박사는 “미세 수중로봇은 방사성 폐수 처리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수계 환경 정화, 산업 폐수 정화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보다 친환경적인 추진체를 개발하고 원격제어기술을 보완해 2023년경 상용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원자력연구센터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저명학술지인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5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달 27일 관련특허를 출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박찬우 박사가 미세수중로봇을 현미경으로 확인하고 있다.
▲박찬우 박사가 미세수중로봇을 현미경으로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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