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보수언론 '기승전 탈원전' 보도행태 작심 비판
"아무런 사실 확인없이 부풀려 보도, 좀 심하게 느껴진다"

[이투뉴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사진>이 일부 보수언론을 겨냥해 '기사마다 탈원전 탓을 한다'며 발끈했다. 최근 일부언론이 제기한 '원전기술 해외유출 의혹' 보도와 관련, 자신의 SNS에 소위 '기승전 탈원전' 보도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정 사장은 18일 체코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페이스북에 "어제(17일) 저녁부터 공항을 떠나는 이순간까지 무던히 많은 통화를 했다. 합법적 절차와 신고를 통해 기술이전 내지 수출한 사안에 대해 아무런 확인없이 사실을 부풀려 대규모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보도를 했다"며 관련보도를 문제 삼았다.

앞서 <조선일보> 등은 '한국형 원전 핵심기술, 미국·UAE에 유출 의혹'이란 제목의 이날 기사를 통해 한국형 원자로 핵심기술이 한수원 퇴직자를 통해 유출됐다는 제보가 접수돼 국가정보원이 수사중이며, 이 기술이 전략물자로 지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원자력계 모 교수의 말을 빌어 "기술 유출의 근본원인이 현정부 탈원전 정책이란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튿날 배포된 한수원 해명자료에 의하면, 2015년 UAE 원전 시뮬레이터 공급계약에 따라 NAPS 프로그램을 주계약자인 ENEC사에 제공한 것은 제작사(한국전력기술)와 당국(원자력통제기술원) 허가를 통해서다. 또 원자력통제기술원은 지난해 한전기술이 UAE원전 시뮬레이터 업그레이드용 NAPS를 제공할 때도 이를 비전략물자로 판정했다.

설명대로라면 이들 신문은 기술 이전 또는 수출을 유출로 뒤집어 보도한 셈이다. 정 사장은 "내부확인에 시간이 걸렸지만 오명을 벗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추후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리겠다"고 말했다. 퇴직 한수원 직원이 APR-1400 설계도 등 핵심기술을 미국과 UAE로 대거 넘겼고, 그 원인이 탈원전 때문이란 보도에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냈다.

정 사장은 "파악한 바로는 2008년 퇴사해 모 용역사에 근무하다 2015년 UAE 에넥에 입사했다고 한다.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여지껏 어느곳으로부터도 질문이나 인터뷰를 받은 적이 없다는데 마치 조사가 진행중인 것처럼 나오더라. 어느 경우에도 조사가 시작된다면 철저하고 신속하게 협조해서 사실관계를 만천하에 공개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런 기사가 뜰 때면 결과를 예단하듯 아니면 그걸 바라는 듯한 표현으로, 꼭 등장하는 게 있다. 탈원전 탓...예고된 참사...인력유출...어느 원전업계 관계자와 교수님의 인터뷰 내용 등등"이라며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만, 좀 심하게 느껴진다"고 유감을 표했다.  

정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자력안전법상 부장급 이상 원전관계 공기업·연구기관 종사자는 퇴직 후 3년간 국내 심사없이 취업할 수 없다. 더욱이 보도내용처럼 2008년이나 2015년 해외 재취업자라면 탈원전과는 더 관계가 없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고장난 레코드마냥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지 2년만에 40여년에 걸쳐 완성한 한국형 원자력발전 기술이 해외로 줄줄 새고 있다"거나, "급격한 탈원전 정책으로 미래가 불안해진 원전 핵심인력이 대거 해외로 이탈, 기술 유출위험도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인들은 댓글로 호응했다.

정 사장 페친들은 '역시 잘못된 기사였군요', '정말 몇몇 나쁜 인간들이 활개를 치며 특종인냥 보도하는 작태를 사법기관을 통해 일벌백계해야 됩니다', '수구 언론들의 선동적 기사들 믿지를 않습니다. 철썩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 사장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인되면 모든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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