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반영분 감안해 동결 내지 소폭인상 예상 반전
LPG수입사 손실 확대, CP 하락세는 긍정적 요인

[이투뉴스] 7월 국내 LPG공급가격이 누적된 인상요인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석달 간 동결되다 5월에 68원 올랐던 국내 LPG가격이 6월에 다시 동결된데 이어 7월에는 큰 폭의 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그동안의 미반영분을 감안해 동결 내지는 소폭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을 뒤엎은 조치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가격경쟁력 우선의 마케팅에 힘이 실리면서 수요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가뜩이나 수익구조가 나쁜 SK가스, E1 LPG수입사의 경영에는 한층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LPG공급사 가운데 가장 먼저 SK가스는 30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7LPG가격을 kg100원 내린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종전 kg940.4원에서 840.4,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은 kg947원에서 847, 수송용 부탄은 1307.96원에서 1207.96(705.44/)으로 조정됐다.

이처럼 SK가스가 예상밖의 공격적 가격결정을 내리자 E1은 고심 끝에 더 큰 폭의 가격인하를 결정해  kg당 101원을 내렸다. E1이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의 경우 일반 소비자의 취사∙난방용은 종전 kg당 940.8원에서 839.8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은 종전 947.4원에서 846.4원으로 조정했다.  수송용 부탄은 종전 1308.96원(764.43원/ℓ)에서 1207.96원(705.45원/ℓ)으로 ℓ당 58.98원 내렸다.

LPG공급가격을 선도해온 SK가스가 이처럼 큰 폭의 가격인하를 단행하고, 또 하나의 LPG수입사인 E1이 더 큰 폭의 가격인하 조치를 취함에 따라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등 나머지 LPG공급사인 정유사도 유사한 수준에서 가격을 내리게 됐다.

당초 7LPG공급가격은 동결이 유력시됐다. 국내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국제LPG가격(CP)이 평균 톤당 105달러 떨어지고 환율이 소폭 상승함에 따라 110원 안팎의 인하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6월 가격동결과 함께 7월에 가격을 동결해도 두달 간 수요를 감안하면 160원의 인상요인이 생겨 결과적으로 50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 소폭 인상을 전망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선제적으로 이뤄진 SK가스의 큰 폭 인하는 비수기에 들어선 계절적 요인과 함께 8월 국내가격조정 요인인 7CP가 평균 57.5달러 인하된 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는 SK가스와 E1 등 국내 LPG수입사에 공급하는 7CP를 프로판은 톤당 55달러 내린 375달러, 부탄은 60달러 내린 355달러로 통보했다.

여기에 LPG자동차 사용제한규제 전면 폐지에 따른 긍정적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마케팅 측면에서의 전략이 작용했다는 판단이 내려진다. 자동차제조사들의 신차 출시 소식이 이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LPG차량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만큼 인상요인이 누적됐다고는 하나 이를 그대로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LPG가격의 또 하나의 조정요인인 환율은 1~3월에 1122원대에서 4월에 1127원대, 51137원대와 61176원대까지 오른데 이어 7월에 적용될 6월 한 달 간 환율은 달러 당 평균 1182원까지 오르며 상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인상요인이 혼재하는 셈이다.

다행스럽게 경쟁연료인 도시가스는 일단 71일부터 가격조정 없이 동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7월 중순 경 원료비는 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가스공사의 도매공급비용을 조정하면서 소폭의 가격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LPG수입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구조가 나빠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이번 SK가스의 선제적 가격마케팅으로 LPG시장은 한동안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매월 말일 SK가스가 가격조정을 한 후 E1과 정유사 등 나머지 LPG공급사가 가격조정에 임했으나, 이번에는 E1이 하루가 지난 뒤인 1일 오후에나 최종가격을 결정한데서 그대로 드러난다. LPG시장점유율 1위인 SK가스의 공격적 행보와 함께 뒤따르는 LPG공급사가 가격마케팅을 고심스러워하는 양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