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특성 맞는 제품 개발·맞춤형 지원 필요

▲임춘택 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임춘택 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투뉴스] 국내 태양광산업이 중국과 수출액에서 격차가 나타나고 생산용량에서도 차이가 나면서 규모의 경제 싸움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술 차별화를 통한 성장전략,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 등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9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제4회 에너지전환 테크포럼-국내 태양광산업, 기술혁신으로 중국의 파고를 넘다'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국내 태양광산업의 현 주소와 육성전략'을 발제한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폴리실리콘과 모듈 생산량이 우리나라보다 각각 4.8배, 16.8배 차이가 나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중국과 경쟁을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강 선임연구원은 "잉곳과 웨이퍼는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잉곳과 웨이퍼를 공급 받지 못하면 태양전지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밸류체인 상으로 보면 폴리실리콘에서 태양전지로 넘어가는 허리가 끊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폴리실리콘의 제조원가 중 48%는 전기료로 비중이 높아 폴리실리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선 저렴한 전기 사용이 필수적이다. 중국업체는 중국에서 공급받는 전기료가 국내기업 대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효율성에 갖고 있으나 높은 전기료로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웨이퍼 제조기술 발전으로 단위 웨이퍼 당 폴리실리콘이 감소하고 폴리실리콘 사용량 감소에 반해 출력이 증가하고 있는 등 웨이퍼 기술발전이 지속되자 제조단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도 국내 태양광 소재 기업들에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의 성능과 기술력은 중국산에 대비 우수한 편이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국내 업체가 뒤쳐지자 가격이 중요한 대형 프로젝트 개발시 우리나라 제품 채택이 어려운 상황이다. 강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풍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모듈 생산용량 8GW 중 2GW만 내수시장에서 소화 가능한 불리한 입장"이라고 역설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태양전지 및 모듈 수출액은 136억달러인 반면 우리나라 태양전지 및 모듈 수출액은 16억달러로 8.5배 격차가 나왔다. 이런 격차에 따라 중국과 규모의 경제 싸움은 사실상 어려우며 결국 제품 고효율화 등 기술 차별화를 통한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강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규모의 경제 측면에선 격차가 크게 벌어진만큼 우리나라 기업은 기술을 선도해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며 "루프탑, 수상태양광 등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패널토론에서는 국내 태양광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논의가 오고갔다.

김동섭 신성이엔지 사장은 "세계 태양광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도 공급과잉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 제조기업 체감경기에는 온도차이가 있다"며 "국민세금으로 지원되는 공급인증서와 가중치 부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대규모 민간주도 입찰 사업에 국산 제품 비중을 극대화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양오봉 태양광발전학회 학회장은 "전체적으로 태양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를 철폐해야되며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의 전기료를 할인하는 방안과 인센티브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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