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3분의 1, 전력피크 때 못 돌린다
원전 3분의 1, 전력피크 때 못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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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9.07.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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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부실시공에 출력 사고까지 겹쳐 최대 8기 동시 'OFF'
장기화 시 9월 집중 정비기간과 맞물려 공백 더 커질수도
전문가 "무리해서 가동하면 위험, 수급과 분리해서 봐야"
▲전국 원전 가동현황. 시운전 중인 신고리 4호기를 포함한 전체 24기 중 8기가 정지한 상태로 전력피크기간 원전 3분의 1이 가동이 어려운 처지다.
▲전국 원전 가동현황. 시운전 중인 신고리 4호기를 포함한 전체 24기 중 8기가 정지한 상태로 전력피크기간 원전 3분의 1이 가동이 어려운 처지다.

[이투뉴스] 국내 원전의 3분의 1, 최대 8기가 동시 가동불능 상태로 올여름 전력피크기간을 날 처지다. 부실시공에 의한 격납건물 무더기 공극(구멍) 발견과 원전 출력 급증 사고 등으로 원전 4기가 정지한 가운데 일부 원전이 예정된 정비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추가로 정지하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전력당국 등에 따르면, 2년전 영구정지한 고리 1호기와 작년부터 폐로절차를 밟고 있는 월성 1호기를 제외한 국내 상업운전 원전은 모두 23기, 21.8GW(설비용량)다. 준공을 앞두고 시운전하고 있는 신고리 4호기까지 포함하면 전체 운영원전은 24기, 23.2GW 규모에 이른다.

이중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은 전체 6기 중 4기가 동시 정지상태다. 민관합동 조사과정에 격납건물 내부철판(CLP) 부식과 콘크리트 공극, 증기발생기 세관 균열 등 중대 결함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한빛 1,3,4호기의 경우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년째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빛 1호기는 지난 3월 건물 내부 화재에 5월 10일 초유의 원전 과출력 사고로 사법당국의 특별조사까지 받고 있다. 한빛 3,4호기는 격납건물 CLP와 콘크리트 사이에서 190여개의 공극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보수기간이 언제까지 지연될지 모르는 처지다.

여기에 5월말부터 정비에 들어간 한빛 6호기는 노내계측기 공급사 변경에 따른 운영변경허가 취득을 위해 애초 계획보다 정비기간이 보름가량 연장이 불가피해졌고, CLP 점검과정에 다른 원전과 동일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여름피크기간을 넘겨서까지 재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 원전의 가동중단이 장기화 돼 가을로 몰린 다른 원전의 정비기간과 맞물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9월부터 가동을 멈추고 정비에 들어가는 원전은 고리 3호기, 신고리 2호기, 월성 3호기, 한울 3,5호기 등 5기다. 이 경우 원자력 전력 공백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사이 핵연료 교체나 CLP점검 등을 위해 추가 정지한 원전은 고리 4호기, 신고리 1호기, 월성 2호기, 신월성 2호기 등 4기로, 15일 현재 고장이나 정비로 멈춰선 전체 원전은 8기 7.6GW에 달한다. 국내 운영원전 3기 중 1기가 멈춰 있는 셈이다.

8기 이상의 원전이 동시 정지한 건 2013년 원전 위조부품 사태 이후 만 6년만이다. 당시 부품 성능검사서 위조사건과 예방정비로 동시 정지한 원전은 10기, 7.7GW였다.

전력피크 시기와 맞물린 원전 동시정지에도 불구하고 올여름 전력수급은 다소 여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피크시기 최대 공급능력은 98.3GW로, 작년과 같은 폭염 시에도 최소 7GW 이상의 예비력이 유지되며 불시고장에 대비해 9GW의 별도 예비자원을 확보해 뒀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안전을 담보로 한 성급한 원전 재가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광훈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감사(녹색연합 정책위원)는 "규제건전성 측면에선 여름 피크시기를 맞춘다고 정비일정을 앞당기거나 늦출 경우 시간에 쫓겨 작업자(정비원) 실수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한빛 1호기 제어봉 사고도 공기단축을 위해 심야에 걸쳐 무리하게 시험을 하던 중 발생했다"고 말했다.

석 감사는 "그런 측면에서 원전 정비나 보수는 안전보강을 최우선으로 추진돼야 하며, 특히 원전 안전문제가 대두된 이런 때 일수록 전력수급과 분리해 사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원전의 총제적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에서도 원자력 산업계가 국민 불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용률만 높이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빛원전 안전성검증단 전문가로 조사에 참여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원전 노후화에 함께 한국형 원전의 부실시공 및 설비결함 문제가 지속 드러나고 있고, 그에 따른 1,2년 단위 장기 원전 정지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전 원전으로 조사를 확대할 경우 대규모 추가정지와 정비 장기화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반성하고 안전을 챙겨도 국민 신뢰가 회복될까 싶은데, 이 와중에 산업계와 학계는 정쟁화와 추가건설만 부르짖고 있다"면서 "원전 산업에 대한 최소한의 자부심도, 애국심도 사라지고 이제 갈때까지 갔다는 느낌이다. 원전 진흥의 시각으론 절대 안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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