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소유가구 16%, 선풍기 등 고효율 1등급은 14% 불과
여름철 에너지복지 효율성 및 실효성 의문…“실효성 높여야”

[이투뉴스] 에어컨은 물론 심지어 냉장고와 선풍기가 없는 에너지빈곤층이 있는 등 저소득 가구의 여름나기가 버거운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전문 NGO 네트워크인 에너지시민연대는 올해 여름철 에너지빈곤층 실태 파악과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복지정책을 위해 8차년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서울, 광주, 경기(안산·군포), 강원(춘천), 경북(포항), 경남(창원) 등 6개 시도 에너지 취약가구 303가구를 직접 방문해 일대일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항목은 기본 인적사항을 비롯해 주거생활, 에너지 이용 사항, 에너지복지정책 관련 사항 등으로 4가지 항목이다.

조사 응답자 중 평균연령 71세 이상의 노인세대(200가구)가 가장 많았다. 평균 가구원 수는 1.5명이며, 여성이 65%로 조사됐다. 특히 월평균 가구소득은 65만원으로 조사됐으며, 31만∼50만천원이 55%(167가구), 61만∼90만원이 23%(70가구)로 응답했다.

응답자의 평균 주택면적은 47.9㎡(14.5평) 정도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문이 없는 지하에 거주하는 응답자도 4가구나 됐다. 또 창문이 있는 경우에도 앞·옆집과 간격이 좁거나 창호가 오래돼 사용하지 못하는 가구도 21가구(7%)로 조사됐다.

냉방시설로는 냉장고가 없다는 응답자가 18가구(6%), 선풍기와 에어컨 모두 없다는 응답자가 3가구였다. 선풍기는 비교적 많았으나(248가구), 에어컨이 있다는 응답자는 49가구로 16.2%에 불과했다. 이러다보니 작년 기준으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이상의 경험(복수응답)으로는 응답자의 48%가 어지러움과 두통을 경험했으며, 호흡곤란도 8%로 나타났다.

무더위쉼터 운영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의 73%가 인지하고 있었으나, 35%만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78%가 10회 미만으로 이용했으며 이용장소로는 경로당(55%), 복지관(20%), 은행(16%) 순으로 응답했다. 이용자 만족도는 보통 정도(5점 만점 기준 3.7점)였으며, 이용에 불편한 점으로는 이동문제(계단이용 포함), 경로당 텃새 및 회비부담, 이용시간 등으로 답했다.

에너지복지제도에 대한 정보는 사회복지사(33%)와 공무원(25%)을 통해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혜 여부(복수응답) 및 만족도에 대해서는 에너지바우처제도 수혜자가 60%(183가구)로 가장 높았으며, 평균 만족도는 4.2(5점 기준)점으로 나타났다.

수혜자 대부분은 에너지복지 지원에 고맙게 생각하지만 지원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에너지효율기기 및 시설 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특히 조사대상이 사용하는 냉방기기(에어컨, 선풍기) 중 고효율제품(에너지효율등급 1등급)을 사용하는 가구는 14%에 불과했고 30%가 3등급 제품을, 20%가 5등급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올해부터 에너지바우처제도를 확대해 여름철에도 에너지복지 지원이 시행되지만 아직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고효율 에너지 냉방기기 및 시설 지원, 무더위쉼터 확대 및 야간 운영 등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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