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단합 필요한 상황에 철밥통 문화 단면 보여주는 것”

▲한국석유공사 제2노조는 “한국석유공사가 경영진에게 밉보인 일부 직원들에게 온갖 괴롭힘을 자행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한국석유공사 제2노조는 “한국석유공사가 경영진에게 밉보인 일부 직원들에게 온갖 괴롭힘을 자행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투뉴스] 한국석유공사 제2노조는 “석유공사가 경영진에게 밉보인 일부 직원들을 사실상 대기발령인 전문위원으로 발령내고 온갖 괴롭힘을 자행하고 있다”며 16일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제2노조에 따르면, 양수영 사장은 지난해 3월 부임한 후 일부 직원들을 전문위원이란 명목으로 격리수용하고 업무를 배정하지 않았다.

또 작년말 부채가 2287%까지 급증해 경영에 실패하자 전문위원을 33명으로 확대발령하고 인적구조조정을 위해 직원 괴롭히기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들 전문위원은 발령 전보다 직위가 적게는 2등급에서 3등급까지 강등됐고 직무급 변경으로 급여도 줄었다. 이에 더해 전문위원은 업무상 출장을 금지지당하고 연말인사평가에서도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공사는 전문위원 선정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전문위원 중에는 동해-1 가스전을 발견해 우리나라를 산유국 반열에 올려놓은 공로로 훈장(산업포장)까지 받은 최모 전 연구원장과 베트남 가스전 발견 주역인 윤모 전 지사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곽원준 제2노조 위원장은 “이들 대부분은 20~30년 동안 석유공사에서 근무하면서 징계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성실한 직원”이라며 “MB정부 자원외교 추진과도 직접 관련없는 사람들이다. 자원외교 후유증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되자 일부 장기근속 직원들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2노조는 사측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직원 중 6명이 명예퇴직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명예회복을 위해 울산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27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전보구제 신청’에서 전문위원 발령의 필요성도 없고, 선발 기준도 없으며 직무급 감소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모 전문위원의 손을 들어줬다.

석유공사 한 관계자는 “올초 조직개편이 된 바 있으며 전문위원 선정기준도 없었다. 노조 진정서 9할은 맞는 내용”이라며 “전문위원 사무실은 인터넷까지 끊어버릴 정도로 전형적 갑질이 자행됐다”고 전했다.

반면 사측은 전문위원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과제를 부여해 경영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이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해당 직위 직원에게 모욕을 주려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전문위원 발령으로 인한 직무급 감소는 담당직무 변경에 따른 것으로 감소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석유공사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전 임직원의 단합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임에도 불구, 자신들의 이익과 권리만을 지키려는 일부 관리직원들의 행태는 그동안 지속된 공기업의 철밥통 문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공사는 직장 내 괴롭힘이 근절될 수 있도록 직원교육 등 철저한 예방노력을 진행 할 것이며 근로기준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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