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 도칠훈 박사팀, 준단열 상태서 전구간 엔트로피 파악

▲전기연구원 도칠훈 박사가 배터리 엔트로피 측정기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전기연구원 도칠훈 박사가 배터리 엔트로피 측정기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이투뉴스]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 원인규명과 예방에 전력·에너지 산업계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ESS 배터리가 온도에 따라 어떤 열화학 변화를 겪게 되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도칠훈 박사팀(책임연구원)은 배터리 열화학 반응을 결정하는 엔트로피(Entropy)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새 방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엔트로피란 온도와 배터리 전압과의 변화 관계를 축약해 나타내는 지표다. 배터리 개발 단계에서 정확한 엔트로피를 기반으로 적정 열-전기-화학적 설계를 적용하면 보다 안전하고 수명이 향상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엔트로피를 측정하는 기존 방법 중 하나는 여러개 온도 구간에서 각각 배터리를 충·방전해 배터리 전압과 온도와의 관계를 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배터리 표면과 내부 온도차로 인해 측정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바깥 온도와 배터리 내부 온도가 같지 않아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자체를 가열해 내·외부 온도를 동일하게 만들 수 있으나 열 평형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특히 여러 구간의 온도에서 전압을 측정해야 하는데 그 때마다 열평형 상태에 이르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중대형 배터리의 경우 부피가 커 한층 시간이 오래 걸렸다.

무엇보다 이 방법은 특정온도 구간마다 구분해 각각 전압을 측정해야 하므로 실시간 온도변화에 따른 시간 연속성을 보장하지 못했다. 전기연구원 도칠훈 박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내·외부 열평형과 시간 연속성에 주목했다.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가열한 뒤 열이 거의 빠져나가지 않도록 준단열 상태(quasi-adiabatic condition)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온도가 하강하는 과정에 측정하려는 온도 전구간의 엔트로피를 파악해 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중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ESS, 전기차 고성능화 및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SS의 경우 안전한 배터리 관리를 위해 냉각 등에 많은 유지비가 소요되는데, 이번 측정법을 통해 발열 등의 다양한 위험을 예견함으로써 관리가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칠훈 박사는 “배터리 개발 단계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열화학 분야의 새 패러다임을 가져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전기화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일렉트로키미카 악타(Electrochimica Acta)`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정확한 열화학 해석법을 적용해 효과적인 배터리 개발 방안을 지속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