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은 희토류 개발 따른 토양오염
방사성 폐기물, 불소, 유해성 먼지에 토양, 하천, 지하수 오염돼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위원장이 희토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이 희토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희토류를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수입해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반도 광물자원 연구센터(이사장 양민호)는 최근 서울영등포구 의사당대로 센터 건물에서 ‘제1차 특강·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특강·토론회는 ‘희토류 자원전쟁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이 연사로 나섰다. 김 원장은 책 ‘희토류 자원전쟁’의 저자이며 남호주대 국제학 박사·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김 원장은 대한금속재료학회, 한국분말야금학회, 한국복합재료학회, 국회 휴먼네트워크 회원, 매일경제 자원정보 자문위원, 국제지역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00년대 후반까지 희토류 국제거래가 헐값이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희토류 부품이나 소재를 개발하진 않았다. 대신 품질 좋고 완제품 조립생산이 쉬운 일본의 부품소재를 수입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희토류 응용 부품과 소재에 대한 양국의 기술 격차가 급격히 벌어져 대한민국은 경쟁력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또한 2010년 이후 중국이 급격하게 일본 기술 및 장비를 확보하게 되면서 희토류 관련 고부가가치 소재 부품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 한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완전히 밀려났다.

2019년 현재 한국은 희토류를  소재로 한 부품 생산 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인류가 개발한 자석 가운데 가장 강한 자력을 자랑하는 네오디뮴 영구자석 등 희토류 자석은 전량 중국 및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8년 영구자석 수입은 1500톤에 달했으나 2016년 그 두배 이상인 3500톤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희토류는 유난히 국민적 관심이 높은 자원이지만 이는 희토류 개발 및 생산에 따른 환경비용을 간과하고 국내 희토류 산업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환상”이라며 “희토류에 대한 높은 관심은 2010년 댜오위다오 영토분쟁 당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로 일본을 뒤흔드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생상하게 목격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중국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는 대기오염도, 수질오염도 아닌 희토류 개발로 인한 토양오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바이윈어보 광산 주변의 토양, 지하수, 식물은 이미 희토류 처리로 인해 나온 방사성 폐기물과 불소, 유해성 먼지로 오염돼 있다. 신공법이라는 불비누화 희토류분리추출법 역시 중국 전역에서 광범위한 유해폐수를 발생시켜 토양, 하천,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중이다.

바이윈어보 광산 근로자 7000여명 중 3000여명은 방사능 물질인 토륨분진에 노출돼 근로자들의 폐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 토륨분진은 바람에 의해 바이윈어보 시가지 토양에도 축적됐으며, 토륨의 붕괴로 생기는 방사성 핵종인 토론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바이윈어보 광산 근로자 중 호흡을 통한 방사성 핵종의 연간 피폭선량이 기준치를 넘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서 중국 33개 성·시 중 가장 토양오염이 심각한 후난성을 소개했다. 후난성은 중국 제일의 곡창지대이지만 최소 40%의 토지가 중금속 등에 오염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염물질로 범벅이 된 농지는 대략 25만km²에 육박한다. 전체 경작지의 14%에 해당하는 농지 3만5000km²는 오염이 너무 심각해 농사를 지어선 안 되는 상황임에도 농사를 강행하고 있다.

중국의 하천수 18%는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지만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으며 오염지대 인근에는 이른바 암 마을(Cancer Villages)로 불리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연구결과 최소 400개 지역에서 각종 암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김 원장은 중국 전역의 토양오염 정화비용은 전세계의 부를 총동원해도 모자란 1000조달러(112억9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원장은 “한국 내 희토류 신화는 환경이슈를 간과해서 생긴 것이다. 희토류 및 북한 희토류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리는 곳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산업구조는 반제품, 완제품 수입에 특화돼 있어 희토류 해외 광산 개발보다는 수입하는 것이 적합하며 경제성도 월등하다”고 밝혔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