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전력거래 확대…기업마다 기술 유효성 검증 나서

[이투뉴스] 일본 기업들은 전력업계의 분산화 진행으로 향후 개인 간 전력거래(P2P)가 확대될 것이라 판단, 효율적이고 적절한 전력거래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복수의 단말기로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데이터 검증을 시행해 거래정보 등을 조작하기 어려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기술이다. 정보를 집중관리하는 중앙서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일본은 20164월 전력소매시장 전면 자유화, 올해 11월 태양광발전 잉여전력 매입제도 보장기간 만료 등으로 재생에너지발전을 중심으로 분산화가 진행되고, 잉여전력을 보유한 개인 발전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개인 발전사업자는 전력회사 및 개인 수용가 등 새로운 잉여전력 판매처와 계약할 필요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개인 간 소규모 전력거래를 위한 효율적인 수단으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대두되고 있다.

에너지기업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들은 P2P 전력거래에 대한 블록체인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사카가스는 집합주택 NEXT21을 이용해 지난 3월부터 실증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 및 에너지 등과 관련된 실증을 목표로 1993년 설립한 실험용 집합주택인 NEXT21은 오사카가스 직원과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오사카가스는 여기서 가정용 연료전지 및 태양광발전을 이용해 주택 간 전력 융통을 실시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록된 거래량 등을 정산에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P2P 전력거래를 실현하고, 친환경 전력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와 그에 맞는 판매자를 연결한다는 목표다.

오사카가스는 또 VSG(virtual synchronous generator) 기능을 활용, 정전 시에도 소규모 분산형 발전시스템 간 전력융통을 통해 계속해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축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전력융통 기록에 활용할 계획이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대규모 발전소 발전 전력 공급에 의존하는 대신 지역 내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분산형 전원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고, 이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소규모 에너지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VSG 기능은 마이크로 그리드 내 복수의 분산형발전시스템을 동시에 가동하는 기술이다. 기존 방법과 비교해 모든 마이크로 그리드의 사령탑이 되는 발전기를 결정할 필요가 없으며, 발전기 한 대가 정지함에 따라 정전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마루베니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전력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LO3 에너지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발전소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전력거래 실증실험을 시행하고 있다.

주부전력은 에너지 웹 파운데이션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설비 잉여전력을 개인 간 거래하는 실증실험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웹 파운데이션은 에너지 관련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제공하고 있는 국제단체다. 엔지, PG&E, GE, 쉘 등 세계 주요 에너지 관련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주부전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거래 플랫폼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간 연결부터 계약체결 이행까지의 절차를 자동으로 수행해 제3자를 개입시키지 않은 채 적절한 거래관리가 이뤄지는지 여부를 검증할 계획이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계약조건 확인 및 체결 등을 프로그램화시켜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화로 인해 제3자 개입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저장된 데이터를 임의로 수정할 수 없는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

쿄세라LO3 에너지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전력거래 플랫폼과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결합시켜 효율적인 전력융통에 대한 실증을 개시했다. 다수의 전력 수용가를 가정한 태양광발전시스템과 ESS 등을 정비해 소규모 가상발전소를 구축, 이를 통해 11 혹은 1대 다수로 이뤄지는 전력거래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유효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AI 스타트업 기업인 AIBOD는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회사인 카우라와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해 가정에서 발전한 전기 등을 개인 간 매매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매매가격은 전력 수급에 의거해 AI가 추산하고 전력회사의 송전망 등을 통해 거래한다는 계획으로, 3년 이내 완성이 목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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