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린테크미디어 등 산업 영향 분석 눈길

[이투뉴스] 세계 각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갈등이 초래할 상황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년간 이어져 온 양국간 태양광 무역분쟁이 불러온 결과에 대한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그린테크미디어> 보도에 의하면, 미국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수출량의 4분의 1을 점유할 정도로 태양전지와 모듈 제조 산업의 거점이었다. 

그러나 중국 태양광 제조산업이 2000년대 부상하면서 세계 시장 공급 판도가 뒤바뀌었다. 미국산 모듈 시장 점유율은 대폭 하락한 반면, 중국산 브랜드가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2012년 중국 수입산 태양광 모듈에 대해 덤핑방지관세를 처음 부과했다.

그러자 중국 제조사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대만으로 일부 제조라인을 옮겼고, 이에 미국은 대만산 태양광 셀에 대해 신규 관세를 도입해 2014년 중국산에 대한 추가 관세를 물렸다.

게다가 작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직후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30% 관세를 부과했다. 같은해 9월 트럼프 행정부는 325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했었다.

여기에는 인버터와 접속배선함, 백시트 등 태양광 모듈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포함됐다.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는 이 관세 비율을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태양광 모듈 공급망이 무역 장벽으로 두절됐다.

관세는 상품의 구매 가격을 올릴 뿐만 아니라 공급 부족을 야기했다. 현재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판매되는 태양광 모듈 가격은 주요 유럽 시장 대비 약 20% 비싸고, 일본과 견줘선 40%, 중국 대비 50% 가량 비싸다.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과 대만의 태양광 모듈 제조사들이 미국에 직접 모듈을 판매하는 것은 비경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제조라인을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 아시아 국가로 옮기는 결정을 해야 한다. 

중국과 대만 제조사들은 자국 내에서의 낮은 생산비와 생산비는 높지만 관세가 없는 동남 아시아 지역 사이에서의 절충안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자국내 사업 투자액 축소와 일자리 감축, 태양광 분야 GDP 하락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관세는 줄다리기 게임과 같아 더 많은 관세를 불러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 이후 중국은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보복 관세가 부과된 지 7년이 흐른 현재 미국은 폴리실리콘 산업의 급격한 쇠락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이 자국내 실리콘 생산량을 늘리면서 미국의 대중 실리콘 수출량은 엄청난 속도로 줄었다. 중국은 실리콘 생산량을 2012년 9만3000톤에서 2018년 25만4000톤으로 크게 늘렸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세계 3위 실리콘 제조사인 REC는 폴리실리콘에 대한 관세가 폐지되지 않을 경우 미국내 제조 시설 2곳을 폐쇄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우드 맥킨지 파워 앤 리뉴어블>의 샤오징 선 상임 연구원은 “무역 전쟁은 값비싼 제로섬 게임으로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 상황을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내달 1일까지 무역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 상품에 대해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중국산 2500억 달러치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에 추가되는 새로운 관세다. 신규 관세 부과 가능성이 발표된 이후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농산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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