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동서발전 이어 중부발전 年 7만톤 구매계약
REC 가중치 상향조정 영향…공급량 제한적 가격 뛰어

[이투뉴스] 수입산 우드펠릿 등을 단순 혼소(混燒)해 RPS(신재생에너지공급) 이행물량 상당량을 채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발전공기업들이 국내산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산 연료를 국산으로 돌려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림자원 이용을 활성화하는 차원이란 설명이다.

한국중부발전(사장 박형구)은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공급사와 2만7000여톤의 보령발전본부 제3발전소(석탄화력) 혼소용 산림바이오매스 펠릿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12일부터 연료를 공급받아 이를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중부발전은 미이용 바이오매스에 대한 연료품질 분석과 발전설비 시험연소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사용량을 연간 약 7만톤 수준으로 늘리고, 펠릿 추가확보가 가능할 경우 사용량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형구 사장은 “그동안 수집이 어려워 임지에 방치돼 온 산림바이오매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산림자원의 효율적 이용에 기여하고 산주의 수익 창출과 산불 예방을 통한 사회적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국내 산림·폐자원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바이오매스를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전공기업의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은 올해부터 물꼬를 텄다. 남부발전은 작년 10월 ‘미이용 산림바이오연료 활성화 TF’를 꾸려 국내 산림자원 현황 조사와 산림바이오매스 시장 파악, 발전5사 공동구매 등을 추진했고, 올해 국내기업과 연간 10만톤 구매계약을 체결해 하동화력 등에서 이를 사용하고 있다.

또 동서발전은 친환경연료 구매확대 계획을 수립해 미이용 산림자원, 바이오매스(유기성고형연료), 버섯배지 팰릿 등의 발전연료 사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벌채 산물 중 원목 규격에 못 미치거나 수집이 어려워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산물'을 말한다. 수확, 수종갱신 및 산지개발을 위한 벌채과정에 원목으로 이용되지 않는 부산물이나 숲가꾸기 벌채 산물, 산림병해충 피해목 제거 등 방제과정의 벌채 산물도 포함된다.

나무는 성장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해 국제적으로도 탄소중립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부 RPS 제도시행 이후 중부발전을 비롯한 발전공기업들은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공급의무량 이행을 위해 수입 목재펠릿을 석탄 혼소용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에 대한 REC 가중치를 2.0(혼소는 1.5)으로 높이고, 혼소설비 REC 정산비용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생산업체 공급량과 발전사 도입량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공급량이 아직 제한적인 상황에서 과열 및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소 바이오매스 발전사 관계자는 "발전사들이 도입량이 늘리자, 가격이 뛰어 경제성이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SRF와 혼소제한이 국산 미이용연료 쏠림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바이모매스 산업 전문가는 "정상 원목가격이 톤당 7~8만원인데, 미이용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해 마치 2~3등급 소고기가 1++등급 가격을 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벌채 부산물은 함수율이 높고 회분이 많아 펠릿으로 쓰기 부적합할 수 있다"면서 "산림자원 활용도가 낮아 다양한 용도로 확대해야 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이나 철저하게 산지 증빙관리를 하지 않으면 유통구조만 붕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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