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피크 땐 충전, 경부하 땐 방전 '엇박자 ESS'
전력피크 땐 충전, 경부하 땐 방전 '엇박자 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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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9.09.0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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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Wh 태양광연계용ESS 운영방식 이대로 괜찮나]
"출력변동성·피크저감 기여도로 REC 재정비 필요"
▲대기업 생산공장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설비. 전력사용량이 많은 주간 전력피크 시간대(10~16시)에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을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했다가 이외 시간에 방전해 REC(신재생공급인증서) 가중수익을 챙긴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태양광ESS는 전국 누적 2GWh에 달한다. ⓒE2 DB
▲대기업 생산공장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설비. 전력사용량이 많은 주간 전력피크 시간대(10~16시)에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을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했다가 이외 시간에 방전해 REC(신재생공급인증서) 가중수익을 챙긴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태양광ESS는 전국 누적 2GWh에 달한다. ⓒE2 DB

[이투뉴스] ESS(에너지저장장치)는 스마트폰 배터리, 자동차용 배터리처럼 필요할 때 전기를 저장(충전)했다가 꺼내(방전) 쓸 수 있는 장치다. 이달 현재 전국 1500여개 시설에 약 5200MWh(배터리용량기준)가 설치돼 있다. 작년 한 해에만 950여개 시설에 3600MWh가 새로 설치됐다. 동시에 운영한다면 원전 5기가 1시간동안 생산한 전력을 저장하거나 그만큼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런데 이들 ESS는 제각각 용도가 다르고 충·방전 시간도 다르다. 피크저감용은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시간대에 전기를 충전했다가 낮 피크시간에 방전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반면 태양광연계용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충전했다가 이후 시간대에 방전한다. 풍력연계용은 피크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충전했다가 사계절 최대부하 시간대에 맞춰 방전하고 있다. 

전력계통 전체를 놓고 따져보면 피크부하용과 풍력용이 낮 시간 피크 때 충전된 전력을 쏟아낼 때 태양광용은 생산전력을 배터리로 빨아들이고, 야간 경부하에는 반대로 동작하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가 신재생용 ESS에 부여하는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를 그렇게 설계해서다. 이달 현재 용도별 ESS 설비용량은 피크부하용 3010MWh, 태양광연계용 1920MWh, 풍력연계용 270MWh 등이다. (업계추정치)

이같은 현행 ESS 운영방식을 전체 전력계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배터리·ESS 관련기업을 위해 적정 내수시장으로 조성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설비가 추가보급되기 전 관련규정을 정비해야 ESS 보급·운영에 따른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ESS 연계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REC는 ESS 이용률이 높을수록 좋다. 방전량에 따라 태양광연계용은 5.0, 풍력은 4.5를 인정해 주므로, 최대한 많은 태양광·풍력 생산전력을 ESS에 저장했다가 방전하는 게 사업자에 유리하다. 태양광·풍력 발전용량의 3~5배나 되는 ESS를 설치하는 이유다.

이중 풍력연계용 방전시간은 각각 겨울·봄의 경우 09~12시, 여름은 13~17시, 가을은 18~21시로 전력수요와 일치해 계통에 도움을 준다.(육지 기준, 제주별도) 반면 태양광연계용은 전력수요가 몰리는 낮 10시~16시 사이에 생산된 전력을 배터리에 가득 채웠다가 이외 시간에 방전하다보니 수급에 기여한다기보다 되레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2016년말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낮 시간대 계통혼잡 완화 등을 명분으로 태양광연계용 ESS에 높은 REC 가중치를 부여했다. 하지만 올해 6월 현재 약 11GW의 국내 전체 태양광설비가 생산하는 전력은 연중 최대치일 때가 8200MWh일 정도로 아직은 계통혼잡과 거리가 멀다. 피크시간대에 ESS가 충전하는 양을 빼면 발전량은 더 준다. 태양광이 대거 보급돼 수요를 메우고도 넘치는 재생에너지가 생산되지 않는 한 생산-소비를 일치시켜 활용하는 게 가장 경제적이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태양광의 장점은 전기가 필요할 때 전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인데, 태양광ESS는 가장 전기가 값질 때 그걸 배터리에 넣었다가 가치가 떨어졌을 때 꺼내쓰는 방식"이라며 "충·방전 과정에 직류-교류 변환으로 손실되는 에너지 양도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피크저감과 전력망에 기여하는 쪽으로 제도를 고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당국도 태양광연계용ESS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 ESS 가중치 지급기준을 이용률 대신 계통기여도로 전환해야 ESS의 본래 도입취지인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 및 전력피크 완화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견해다.

익명을 원한 당국 관계자는 "태양광연계용ESS의 경우 배터리 용량대로 최대한 양을 늘려 하루 한차례씩 충·방전하다보니 전력계통 사정이나 피크시간, 배터리 수명관리와 무관한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충·방전 시간을 획일화한 현행 규정도 지역별, 시간대별 여건과 맞지 않다. 설치목적이나 전력계통 기여도에 따라 보조금(REC)이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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