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장 실형 이어 현직 사장도 ‘업무상 배임’ 검찰 송치
공사 “지방이전 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무”…관련의혹 부인

▲한국가스안전공사 충북 진천 본사 전경.
▲한국가스안전공사 충북 진천 본사 전경.

[이투뉴스] 한국가스안전공사 임직원들의 한숨소리가 높다. 전직 사장이 실형을 받은데 이어 현직 사장도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박기동 전 사장은 뇌물수수와 채용비리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고, 김형근 현 사장은 사회공헌기금 부정사용 의혹으로 앞으로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내년 총선을 위한 사전 선거운동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 파장이 크다. 김형근 사장은 9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내고, 20대 총선에서 청주 상당구에 출마했으나 중도에 포기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선임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가스안전공사 측은 공사가 추진해온 지역공헌사업은 지방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역사회 발전·상생을 위한 당연한 책무라는 입장이어서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충북지방경찰청은 10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김형근 사장과 간부 직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가스안전공사 사회공헌활동자금 35000여만원 중 일부를 지출 명목과 다르게 청주의 특정지역에 사용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12월부터 한국가스안전공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온 경찰은 사회공헌예산 배임혐의 등에 대한 9개월간의 내사 및 수사를 종료하고 최종 혐의를 업무상 횡령에서 업무상 배임으로 바꿔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11일 김형근 사장의 사회공헌활동기금 부정사용 의혹과 관련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사전 선거운동이 의심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충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김형근 사장은 회사 자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의혹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김 사장이 잠재적인 총선 후보군이고, 가스안전공사가 공공기관임을 감안하면 이 사안은 개인 일탈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사장이 특정지역과 단체에만 지원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이 낱낱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스안전공사 측은 그동안 진행해온 지역공헌사업이 지방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역사회 발전·상생을 위한 당연한 책무라고 해명하며 정당한 업무수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공헌 사업이 지방이전 공공기관으로서 이전지역인 충북지역의 발전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가스안전공사는 11일 지역공헌사업과 관련한 충북지방경찰청의 수사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공사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201312월 충북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이전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 등 지역발전 및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지역공헌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역사회로부터의 요구 및 타 공공기관의 사례, 지역공헌의 트렌드 변화 등을 반영해 열악한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 및 민간단체의 공익활동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 내 문화예술·복지·시민단체 등의 활동을 후원한 정상적인 업무라는 것이다.

특히 2018년부터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구현 증대를 요구하는 정부정책 및 국민·지역주민의 신뢰회복 필요성 등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지역공헌 사업을 확대·강화하는 것이 긴요하게 요구됐다고 밝혔다. 가스안전공사의 사회공헌 사업은 지역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매우 정당한 행위로 예산집행과 관련한 개인적인 부정사용은 추호도 없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무인 사회공헌이 왜 범죄행위이며, 지역발전을 위한 전례 없는 기여가 왜 배임이냐고 항변하고 장기간 진행된 경찰조사로 공사의 주요임무인 국가 가스안전관리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향후 관련기관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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