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올해 199억2천만 갤런→내년 200억4천만 갤런
소규모 정제설비 면제 프로그램 유지…농업부 반발

[이투뉴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자국 내 정유사의 2020년 바이오연료 혼합의무사용량을 2004000만 갤런으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1992000만 갤런 보다 0.6% 상향조정된 수치다.

바이오연료 혼합의무제도(RFS)는 정유사가 휘발유나 디젤과 같은 수송용 연료에 바이오연료를 혼합시켜 공급하는 것을 의무화한 제도로, CO2 배출 감축과 석유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05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정유사는 내년 한 해 동안 2004000만 갤런의 에탄올, 바이오매스 기반 경유, 기타 바이오연료 등을 수송용 연료에 의무적으로 혼합시켜 공급해야 한다.

이번에 제시된 바이오연료 혼합의무사용량 조정안은 차세대 바이오연료의 혼합 비율을 내년부터 연간 504000만 갤런 이상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역시 올해 기준인 492000만 갤런에서 2.4% 상향조정된 수치다. 차세대 바이오연료는 옥수수와 같은 곡물로 생산한 전통적인 바이오연료가 아닌 농업폐기물 등 다른 재료로부터 만들어진 바이오연료를 말한다.

셀룰로스 바이오연료의 경우 내년 한 해 동안 54000만 갤런 이상을 수송용 연료에 혼합시켜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바이오매스 기반 경유는 2021년까지 243000만 갤런이 수송용 연료에 혼합돼 공급해야 한다.

이 같은 바이오연료 혼합의무사용량 상향조정과 함께 소규모 정제설비에 대한 면제(SREs) 프로그램 대상자인 31개 정유사 발표도 함께 이뤄졌다. SREs 프로그램은 정제능력이 하루 75000 배럴 미만의 소규모 정유소에 제공되는 바이오연료 혼합의무 면제조치로, 내년 SREs 프로그램 대상 정유사는 31개로 전년과 동일하다.

소규모 정제설비에 대한 바이오연료 혼합의무사용 면제 프로그램이 내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바이오연료 업계와 미국 농림부는 크게 반발했다. 미국 정부는 바이오연료, 혹은 옥수수 수요를 늘리기 위한 또 다른 대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연료 업계와 미국 농업부는 트럼프 행정부에 SREs가 바이오에탄올 및 원료가 되는 옥수수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부당한 조항을 폐지해 줄 것을 지속해서 요청해 왔으나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SREs 프로그램 대상 31개 소규모 정유사에 대한 발표가 이뤄진 직후 진행된 회의에서 미국 농업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조치의 무효화를 요구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연료 활성화 대책으로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제시했던 바이오연료 혼합의무사용량 초안을 수정해 옥수수 기반 바이오에탄올 의무사용량을 5억 갤런 상향조정해 최종결정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농산품 수출이 축소됨에 따라 아이오와주 등 미국에서 농업을 주산업으로 하는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