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ye] 석탄과 재생에너지 '뒤바뀐 운명'
[글로벌 Eye] 석탄과 재생에너지 '뒤바뀐 운명'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9.09.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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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피바디에너지 "석탄은 미래" 발언 현재 파산
태양광·풍력·수력 전 세계 전력의 4분의 1 공급 중

[이투뉴스] “석탄은 미래입니다.” 

세계 최대 석탄 기업인 피바디에너지 최고경영자(CEO)가 2010년 미국 의회에서 자신있게 한 말이다. 그는 "석탄이 석유와 천연가스, 원자력, 재생에너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1.5배 성장하고 있다"며 의원들의 지원을 촉구했다. 세계 석탄 수요가 20년 내 53%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그레고리 보이스 CEO는 “풍력과 태양광은 현재 미국 에너지 믹스의 1%만을 구성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가 전통 에너지원을 교체할 것이라는 말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9년이 흐른 올해 4월 기준 재생에너지는 미국 전력망에서 석탄보다 더 많은 전력을 공급했다. 심지어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있었다.

태양광과 풍력이 화석 연료원과 경쟁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탄이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태양광과 풍력이 2050년께 전 세계 전력의 절반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석탄과 원자력은 저렴한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에 밀려 퇴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비(非)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비용량면에서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숫자면에서는 월등히 앞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 보조금과 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재생에너지 산업은 자립화를 이뤄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UN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산업은 완전히 성숙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전력에너지 분야의 혁신은 필수적이다. 전력 발전원이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서는 2016년 이래 발전소들이 교통 부문보다 이산화탄소를 덜 내뿜고 있다. 발전원은 미국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온실가스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주로 교통과 제조, 농업, 냉난방 등에서 배출되고 있다. 

전력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는 가격이 대폭 낮아진 천연가스와 풍력, 태양광 발전으로의 전환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재생에너지 용량은 지난 9년간 4배 늘어난 1650GW까지 확대됐다. 미국내 모든 발전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이다. 

태양광과 풍력, 수력은 모두 합해 세계 전력의 4분의 1 이상을 발전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서 그 비율은 2050년께 60%, 유럽에서는 90%를 넘어갈 것으로 BNEF는 추산했다. 

서부 유럽부터 중국까지 태양광과 풍력은 정부 보조금 없이 화석연료 발전을 앞지르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재생에너지에 대한 세계 투자액은 약 2720억 달러로 집계됐다. BNEF와 UN 환경부, 프랑크 푸르트 학교의 공동 보고서에 의하면 이는 석탄과 가스 화력 발전에 대한 투자보다 약 3배 많은 수준이다. 

여전히 미국에서 천연가스는 전체 전력의 40%를 점유하며 최대 발전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올초 25%까지 확대됐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가스의 입지가 줄어드는 신호가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는 올초 신축 주택과 사업체에서 가스 이용을 금지했다. 시애틀과 산호세 등 서부 지역 의원들은 이 금지법에 동의하고 나섰다. 

이처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에너지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세계 여러 개발도상국들은 여전히 석탄 이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은 수력과 풍력, 태양광 발전을 가장 많이 하고 있으나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다. 파키스탄의 청정에너지원 발전 60% 목표 달성은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보일 정도로 석탄 소비가 많다. 인도네시아에서 석탄 발전이 매우 저렴해 향후 25년간 석탄 발전량이 두 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국들이 석탄 퇴출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동시에 지구 반대편 전력이 부족하거나 공급이 불안정한 나라들에서는 석탄이 여전히 우선적으로 선택되고 있는 이유는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력공급을 받지 못하는 1억1000명 인구를 위해 태양광은 전력공급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골 지역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터빈을 세우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테슬라와 선런 등 재생에너지 설치 회사들은 푸에르토 리코와 같은 지역에서 안정적인 태양광 전력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저렴한 재생에너지는 전통적 발전소의 이윤에 타격을 입히며 석탄 발전소들의 문을 닫게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석탄 수요 전망치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들도 조기 폐쇄를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현재 건설 중인 일부 천연가스 발전소들은 건설비용을 다 지불하기도 전에 좌초자산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 앞서 "석탄이 미래"라고 주장한 피바디에너지는 2016년 파산을 신청하며 암울한 미래를 예고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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