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19일 창원공장서 최종 조립단계 270MW 초도품 공개
대형 가스터빈 기술보유 5번째 국가 입성…김포열병합발전에 공급

▲두산중공업 19일 창원공장에서 국산화 연구개발로 시험운전을 앞둔 대형 가스터빈을 처음 공개했다. 이 초도품은 최종조립 작업을 거쳐 연내 시운전 한 뒤 서부발전이 추진하는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19일 창원공장에서 국산화 연구개발로 시험운전을 앞둔 대형 가스터빈을 처음 공개했다. 이 초도품은 최종조립 작업을 거쳐 연내 시운전 한 뒤 서부발전이 추진하는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투뉴스] 국내기업이 만든 최초의 'Made in Korea' 발전용 가스터빈이 19일 처음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가스터빈 시장은 GE, 지멘스,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 등 특정기업의 독무대였다.   

두산중공업은 창원 본사에서 최종 조립단계에 있는 270MW급 발전용 가스터빈 초도품(모델명 DGT6-300H S1)을 공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이 가스터빈은 현재 제조공정률 95% 수준으로 연내 성능시험에 들어간다.

정상 가동이 확인되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에 이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다섯번째 국가가 된다. 가스터빈은 까다로운 기술력과 소재부품 수준을 요구해 상용화 국가가 소수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해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 이 과제에 투입되는 국책연구비만 600억원에 달한다. 국내 21개 대학과 4개 정부 출연연구기관, 13개 중소·중견기업, 서부발전 등 발전자회사도 참여하고 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제트엔진보다 높은 기술력 요구

두산중공업의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 고효율 가스터빈이다. 부품 수만 4만여개에 달하며 터빈 내부에 가스연소 에너지를 회전력으로 바꿔주는 450여개 블레이드(날개)를 장착하고 있다. 블레이드 1개 가격은 중형차 1대 가격과 맞먹는다.

가스발전은 석탄발전 대비 초미세먼지(PM 2.5)는 8분의 1,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3분의 1 이하로 각각 배출해 에너지전환 시대 가교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핵심설비인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고도의 기술을 요구해 상용화가 쉽지 않다.

최신 가스터빈의 경우 1500℃ 이상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지속적으로 내구성을 유지하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과 복잡한 형상의 고온용 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24대 1 압축비로 공급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등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과 압축기-연소기-터빈 등의 핵심 구성품을 조합시키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 등이 조화된 최고 난이도 수준의 기계기술 복합체다.

이종욱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박사(상무)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면서 “1500℃가 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 등 이번 270MW 모델에 적용한 일부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개한 국책 모델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는 500MW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돼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 외에도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380MW급 최신 사양 후속 가스터빈 모델과 재생에너지 발전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100MW급 중형 모델 개발도 추진 중이다.

◆기존 가스터빈은 전량 외산…2030년까지 10조원 수입대체 효과

현재 국내 LNG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모두 149기로 전량 미국, 일본 등의 외산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만 약 8조1000억원이며, 유지보수나 정비 등에 추가로 4조20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중공업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및 석탄발전소 대체건설 추진 동향 등을 고려할 경우 2030년까지 약 18GW규모의 신규 가스터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전량 국산 터빈으로 대체하면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장기 유지보수 계약까지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더 커진다는 계산이다. 미국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에 의하면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예상되는 신규 가스발전소 물량은 432GW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에서 연매출 3조원을 올리고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한다는 포부다. 앞서 이 회사는 가스터빈을 회사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창원 본사와 미국 플로리다,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R&D센터를 설립했다.

또 1000억원을 들여 창원 본사에 정격부하(Full Speed Full Load) 시험장을 설립했다. 시험시설은 3000개 이상의 센서로 가스터빈의 진동, 응력, 압력, 유체와 금속의 온도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공략도 일찌감치 준비해 왔다. 가스터빈 제조사들은 기기 공급뿐만 아니라 공급 후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의 서비스 사업을 통해서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미국에서 가스터빈 핵심부품에 대한 정비와 부품교체, 성능개선 등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를 인수했다.

DTS는 국내 대부분의 상업운전 가스터빈 모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는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매우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면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