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갈등을 유발하는 악취문제 해결책은
[칼럼] 갈등을 유발하는 악취문제 해결책은
  • 강희찬
  • 승인 2019.09.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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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찬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희찬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희찬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투뉴스 칼럼 / 강희찬] ‘감각공해’는 다른 환경오염과 달리 그 영향이 우리의 생활 영역을 침범해 오감에 직접 와 닿는 공해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감각공해는 악취, 소음, 빛공해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해결책이 가장 까다로운 것이 악취문제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악취문제는 개인마다 체감하는 정도가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악취의 종류도 워낙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같은 농도의 악취라 하더라도 사람마나 느끼는 정도는 다르고, 표현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이뿐 아니라, 악취는 같은 양의 배출량에 대해서도 주변지형, 해당 일의 온도, 습도, 기압, 강수 등의 기상조건에 따라 발생지로부터 같은 범위 내에 있더라도 악취 피해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다 보니 객관적인 수치로 악취를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피해 주민들의 실제 체감 정도는 천차만별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얄미운 사실 중 하나는 악취는 상시적이거나 연속적이 않아서 악취 발생 신고가 들어와도 실제 측정하는 시점에서는 악취가 사라진 뒤인 경우가 다반사이어서 역학조사를 위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악취문제는 일반적인 대기오염 문제 해결방식으로는 좀처럼 해결하기 어렵다. 현재 거의 유일한 객관적 지표는 일정기간(년, 월, 주) 단위로 해당 기간 중 얼마나 자주 악취를 느끼는 지를 지수화 한 것으로, 이 방식의 결정적 단점은 한 번의 악취의 강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악취에 대한 거부감은 우리 몸에서 나타내는 일종의 거부 반응으로, 피해는 주민에 그치지 않고, 악취 발생 시설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악취는 피해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더 나아가 피해지역의 부동산 가치까지 하락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악취문제가 주요 환경이슈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물론 예전에도 악취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폐기물, 하수처리량이 증가하고, 산업단지가 확대되고 축사시설도 증가하면서 악취 발생량도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삶의 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또 다른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악취문제는 심각한 지역갈등을 유발해 지연민들은 악취발생시설의 지역 내 유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기 유치된 시설의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악취문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천편일률적인 중앙 통제방식이었다. 그러나 악취와 같은 오염물질은 중앙정부보다는 지역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방은 중앙보다 악취발생의 원인과 그 피해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고, 대처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앙의 악취문제 해결방식은 결과적으로 ‘지역 간 갈등’만 확산시켰고 볼 수 있다. 악취의 원인시설은 대부분 공공환경관리 시설 등이었는데, 이들 시설은 해당지역의 폐기물만 처리하는 해온 게 아니라 타지역의 폐기물도 공동으로 처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은 해당 공공환경관리시설이 거주지에서 멀어지기만 하면 된다는 님비(NIMBY)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만일 이러한 공공환경관리시설을 지역의 문제로 내부화시킬 수 있다면 악취로 인한 문제는 지역의 거버넌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이 거버넌스는 해당 공공시설로 인해 이득을 얻는 사람과 악취 등의 피해를 보는 사람을 명확히 가려내고, 둘 간에 합의를 도출해 피해보상과 구제가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역할은 악취수준에 대한 정량적으로 비교와 검토가 가능한 기준을 설정하고, 악취영향 최소화를 위한 발생지로부터의 적정 이격거리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악취 측정 및 검증에 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에 적절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양성도 필요할 것이다. 물론 악취 측정과 감시를 위한 최신 장비(드론, 악취센서, IoT)의 개발과 적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제 적용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인력 운영이 보다 중요할 것이다.

경제발전과 도시화 등으로 인해 앞으로 악취문제는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어찌 보면 악취는 우리가 앞으로 어느 정도 선에서는 감내해야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악취문제를 지역 내 문제로 풀어가려는 노력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양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도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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