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MB정권이 만든 알뜰주유소…이제까지 성과는
[진단] MB정권이 만든 알뜰주유소…이제까지 성과는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9.1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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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정권 치적 치우친 적폐 주장에도 효용도 상당
기획재정부 "알뜰 목표, 보다 도전적으로 설정해야"

[이투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석유값이 묘하다"는 말 한마디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알뜰주유소 사업.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알뜰주유소를 통한 유가안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언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 역시 알뜰주유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목표수준을 보다 도전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음을 생각하면 알뜰주유소의 효용성이 작지만은 않다.

사단법인 자영알뜰주유소협회는 최근 알뜰사업 수년 동안의 성과를 담은 ‘알뜰사업 추진성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알뜰사업이 ▶유통시장 구조개선 ▶유통시장 경쟁촉진 ▶유가안정 및 소비자편익 제고 ▶알뜰브랜드 내실화의 네가지 추진성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MB의 치적사업, 이전 정권 적폐라는 말 나올 정도로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알뜰주유소사업.
▲MB의 치적사업, 이전 정권 적폐라는 말 나올 정도로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알뜰주유소사업.

◈ 국제·국내유가 균형잡아 국민부담 저감

유통시장 구조개선 효과로는 먼저 국제유가와 국내유가 간의 가격균형을 잡은 점을 들 수 있다. 알뜰주유소 공급가격은 싱가포르 현물가격(MOPS)에 연동되는 구조로, 국제가격을 적기 반영해 국제·국내유가의 가격차 축소를 유도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 당시 마련됐다. 국제유가와 국내유가 간의 가격 비대칭성을 완화해 국민의 부담은 줄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유가를 분석한 결과 국제유가와 국내유가 간의 상관계수는 알뜰사업 후 평균 0.9 이상으로 그 동조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보고서는 또한 알뜰이 확정가 방식을 통해 국내 석유유통시장의 거래관행을 개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뜰주유소는 구매시점에 가격이 확정돼 구매처, 구매규모 등 의사결정이 용이하고, 적정마진 책정을 통한 판매가격 인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유소 사업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마케팅 수단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반면 정유사는 제품거래 후 다음달 10일경 정산시점에 공급가격을 확정지어 정유사 폴 주유소는 정유사의 정산 리스크에 노출되므로 판매가격을 보수적으로 책정할 수 밖에 없다.

보고서는 알뜰주유소가 석유의 가격지표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종전에는 정유사 발표가격이 휘발유·경유 가격의 기준이었으나 알뜰공급가격이 국내 유통시장의 준거가격 역할을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제1정유사 가격을 기준으로 브랜드 파워에 따라 파격편차가 설정되는 묵시적 담합이 있었으나 알뜰을 중심으로 기준이 변화한 것으로 설명된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 원유가격, 정유사 현물가격, 환율 변동 등 다양한 변수 분석을 통해 일일 공급가격을 오전 9시경 결정·공시하지만 정유사와 대리점은 자체분석 및 알뜰공급가격을 감안해 10시 이후 공급가격을 제시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또한 알뜰주유소가 종전에는 주유소 간의 유사가격대에서 이뤄지던 세차, 사은품 등의 서비스 경쟁에서 탈피해 경쟁구조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뜰주유소는 셀프화, 사은품 축소 등 원가절감 및 박리다매 전략으로 국내 유통시장의 경쟁구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알뜰사업 7년만에 알뜰주유소는 시장점유율 약 10.1%, 판매량은 약 16.2%를 달성한 상황이다.

알뜰사업은 정유사의 우월적 지위 약화에도 효용을 보이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非전량구매계약 및 브랜드 선택권 확대로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수평적 관계가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알뜰주유소는 의무구매계약 50%에 의거해 시황에 따라 다양한 공급처에서 잔여물량을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알뜰사업의 영향으로 전량구매계약 등 정유사 중심의 계약구조가 점차 주유소 입장을 반영하는 형태로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알뜰주유소는 독자 브랜드화 성공으로 정유사 폴 주유소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석유제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수단이다.
▲알뜰사업에 따라 정유사의 우월적 지위 약화 효과 나타나 정유사 및 주유소 간의 수평적 관계가 조성됐다.

◈ SK이노 점유율 36%에서 31%까지 하락…석유제품 시장 경쟁조성

알뜰사업은 유통시장 경쟁촉진에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알뜰주유소 도입 이후 정유사 간의 시장점유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국내 석유제품 유통시장의 경쟁여건이 조성됐다는 주장이다.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후순위 업체들의 저가공급을 통한 점유율 확보로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시장점유율 36.1%에서 지난해 31.6%로, 4위 정유사인 S-OIL은 14.4%에서 20.5%까지 점유율이 상승한 것.

또한 정유사가 종전에는 브랜드 물량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펼쳐왔으나,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저가 현물공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예로 들었다. 알뜰주유소 공략을 위해 알뜰가격 이하의 저가 현물공급이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브랜드 공급단가가 동반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유4사 이외의 수입업자 등 공급자가 시장상황에 따라 물량을 상시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정유사 폴 주유소는 전량구매계약에 따라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전량구매해 왔으나, 최근에는 알뜰주유소의 영향으로 현물거래가 15%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유가안정 및 소비자 편익제고 부문에서는 알뜰의 저가판매로 인근 주유소의 가격을 인상해 유가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6월 기준 자영알뜰주유소의 판매가격은 전국대비 약 34원 저렴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알뜰사업이 인근 주유소의 가격하락을 유도해 알뜰주유소 소재지의 판매가격을 하향안정화하고 있어, 알뜰사업의 정책목표인 100원 저가판매 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해 5월 6일까지 진행된 정부의 유류세 판매 인하정책에 알뜰주유소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해 주유소 판매가격 인하를 선도하고 국민 유류비의 부담을 경감하고 있다. 또한 특별대책반을 운영해 실시간으로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적기에 가격인하를 독려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알뜰사업을 통해 1조418억원의 직·간접적인 소비자 편익효과를 창출했다고 주장했다. 석유제품을 저가로 판매해 얻은 직접편익에 더해 주변 주유소에 대한 가격인상 억제효과로 간접편익효과도 창출해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유통단계별 가격판매 인하 유도로 최근 3년간 소비자편익으로 8조4687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정준환 석유정책연구팀 연구위원이 공개한 ‘알뜰주유소 정책의 성과와 발전방향 보고서’에도 이와 같은 주장이 실린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알뜰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가격인하효과는 약 12조원에 달한다며, 석유제품 시장에서 과점적인 사업자들에 의해 운영되던 비효율적인 시장이 알뜰사업을 통해 ‘정상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알뜰주유소를 통해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에 대한 정보가 확산되면서, 과거 석유제품시장에서 가격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었던 정유사와 소비자 사이에 발생하던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알뜰사업에 따라 정유사의 우월적 지위 약화 효과 나타나 정유사 및 주유소 간의 수평적 관계가 조성됐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석유제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수단이다.

◈ "석유제품 시장 실패현상 완화 긍정적, 지속추진해야"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알뜰 브랜드 내실화에 대해 알뜰주유소의 정부정책 호응도 향상 및 우수주유소 육성을 위한 분기별 주유소 평가 시스템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의무구매, 판매가격 인하, 법규준수, 정부정책 호응 등의 평가결과로 재도색 지원과 가격할인 등 주유소 인센티브 제공에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규 알뜰 전환 주유소에 대해서는 지역별 간담회 및 개별주유소 방문 확대 등 안내교육 강화를 통한 고객충성도를 향상시키고 구매물량 할인구간 확대, 저가판매 유인책 신설 등 주유소 특성에 맞는 고객 친회적 인센티브제도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공급가격 차등할인제도를 상세하게 안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무실적 주유소에 대해서는 유선, 방문상담을 통한 월별 사유 분석 및 개선을 지원할 필요도 있다.

알뜰주유소 품질사고 최소화 및 브랜드 신뢰도 제고를 위해 석유제품 품질관리 강화에도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석유관리원은 품질인증 프로그램의 가입 및 갱신을 독려하고 있으며, 가입주유소에 한해 리터당 공급가격 1.3원 할인 및 평가점수 10점을 부여한다. 또한 품질사고 사전예방을 위해 공급정유사에 대한 품질검사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가입독려에도 불구하고 품질인증에 미가입하거나 불법행위 이력이 남은 주유소는 품질점검을 실시한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 연구위원은 알뜰주유소 정책이 석유시장의 경쟁촉진을 통한 가격안정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과점적 석유제품 시장으로 인해 경제적 효율성이 저하되는 시장실패현상을 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정부가 석유제품 시장 및 가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알뜰주유소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공정한 석유제품 시장 조성과 소비자 효용 증대를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 정책은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석유제품 시장에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제품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알뜰주유소 정책의 발전적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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