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동결했으나 11월엔 CP 급등으로 인상 불가피

[이투뉴스] 지난 석달 연속으로 내렸던 국내 LPG가격이 10월에는 동결됐다. 국내가격 조정의 주요인인 환율이 지난달 다소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다행히 국제LPG가격(CP)이 지난 두달 동안 보합세를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요인인 CP가 제자리 수준에 그치면서 또 하나의 요인인 환율 상승폭을 감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몇 달 동안 LPG가격 주도권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물밑 신경전을 벌여온 SK가스와 E1 LPG수입사가 이달에는 비슷한 시간에 동결이라는 카드를 내놓으면서 다양한 조정요인이 혼재하는 가운데 동결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SK가스는 101일부터 적용하는 LPG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요거래처에 공급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796.36, 산업체용은 802.96원으로 동일하다. 수송용 부탄은 유류세 환원에도 불구하고 현행 kg1187.96(693.77/) 그대로다.

E1(회장 구자용)101부터 수요처에 공급되는 LPG가격을 동결했다. E1이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취사·난방용이 795.80, 산업용 프로판은 802.40원으로 현행 수준과 같다. 수송용 부탄은 현재 공급가격 1187.96(693.77/)이 그대로 유지된다.

10월 국내가격에 반영되는 9CP는 프로판 톤당 350달러, 부탄 360달러로 각각 프로판은 톤당 20달러가 내리고 부탄은 동결된 수준이다. 앞서 8CP는 프로판이 톤당 5달러 내리고, 부탄이 톤당 5달러 올랐다. 두달 동안 보합세에 이어 하향안정세가 유지된 셈이다.

다만 LPG가격의 또 하나의 조정요인인 달러 당 환율은 9월에 적용된 환율이 1202원으로 그동안 하향세에서 상향세로 전환된데 이어 10월 적용 환율은 1200원으로 횡보 흐름을 보이는 양상이다.

이번 가격 동결은 그동안 LPG자동차 사용제한규제 전면 폐지 이후 다소 활기를 띠고 있는 LPG자동차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낼 것으로 분석된다. 휘발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수송용 부탄은 석달 연속 인하에 이어 동결이라는 저지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월에는 LPG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가장 큰 요인인 CP가 크게 올랐다. 사우디아람코는 국내 LPG수입사에 10CP를 프로판은 420달러, 부탄은 435달러로 통보했다. 각각 70달러, 75달러 오른 수준이다. 이것만으로도 국내 LPG가격은 누적 미반영분과 별도로 톤당 8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누적 미반영분까지 더하면 120~130원 상당의 인상요인이다.

아울러 계절적 수요 증가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금융투자 차단, 미국의 이란 제재 등 국제정세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향후 CP 추세도 하향안정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CP 부문에선 호재가 별로 없는 셈이다.

다만 LPG자동차 시장에 활기가 이는 시점에서 기저수요인 수송용 수요를 확대하려는 가격마케팅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경영적 측면의 최종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환율 변화와 CP 변동이라는 조정요인과는 별개의 가격마케팅이 이뤄져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10월말에 내려질 11월 국내 LPG가격이 다양한 요인을 어떻게 반영해 조정폭을 결정할 것인지 주목된다. 그만큼 SK가스와 E1 LPG수입사 경영진과 마케팅 실무진의 고심은 깊을 수밖에 없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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