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가스공사의 안일한 대응과 책임 회피' 질타

▲1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위 국정감사에서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업무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위 국정감사에서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업무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이투뉴스] 한국가스공사가 개발한 한국형 LNG운반선 화물창(KC-1) 기술의 결함 문제가 가스공사의 안일한 대응과 책임 회피로 방치되는 것은 물론 국민 혈세와 민간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3년간 LNG운반선 107척을 수주하는 등 세계시장 점유율 89.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LNG운반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LNG화물창은 프랑스 GTT가 기술을 독점해 우리나라는 수주 비용의 5% 정도인 기술 로열티로 배 한척 당 10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누적 3조원의 로얄티를 GTT에 지급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국책 연구비 197억원을 투입해 국산 화물창 기술 KC-1을 개발했다.

이후 2018년 삼성중공업이 KC-1을 도입해 국적 26호선과 27호선 등 2척을 건조했고, 이를 SK해운이 인도받아 운항했으나 LNG화물창 외벽에 결빙현상이 나타나는 등 심각한 결함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형 LNG운반선 화물창 기술의 결함에 따른 소송 등 심각한 현재 상황을 지적하고, 가스공사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다. 더 큰 문제는 한국가스공사가 KC-1에 문제가 발생한지 2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에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선사는 올해 말까지 약 1000억원의 손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한국가스공사가 결함 발견 초기에 설계오류를 인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원인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민간기업의 피해가 이렇게까지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질책했다. KC-1 하자에 대한 한국가스공사의 안일한 대응과 책임회피로 KC-1 기술이 완성되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로얄티 비용 약 17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장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수백억원이 투입된 국산기술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스공사가 설계 오류를 인정하고, 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하루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가스공사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 바 있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한국가스공사가 제시한 방안대로 결빙현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개월 동안 약 200억원을 투입해 수리에 나섰지만, 테스트 중에 또 다시 같은 문제인 결빙현상이 나타났고, 그 피해는 민간기업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장석춘 의원은 기술개발을 주도한 가스공사와 정부부처는 선사나 조선소에 문제 해결을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각계 전문가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1차 수리와 같은 과오를 재연하지 말고 KC-1의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원인을 찾아내어 필요한 경우 책임을 지겠다던 가스공사가 1년이 지나도록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질책하고 필요하다면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기술 정상화 및 민간기업의 피해 최소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줄 것을 촉구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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